“주민동의 없는 갯벌매립공사 중단하라”
“주민동의 없는 갯벌매립공사 중단하라”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1.08.26 10:57
  • 호수 10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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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재 매립 계획도…” 매립 반대에 나선 학성리 주민들
▲충남도와 보령시가 매립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갯벌.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부리백로, 흰발농게 등의 서식지이다.
▲충남도와 보령시가 매립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갯벌.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부리백로, 흰발농게 등의 서식지이다.

뉴스서천은 지난 721일자에 충남도와 보령시가 추진하는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 갯벌매립사업을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4일 주용기 기자가 갯벌매립 반대에 나선 학성리 주민들을 만났다. <편집자>

지난 814,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를 찾아갔다. 며칠 전에 주민으로부터 전화가 오기를 주민들이 모여 학성리앞 갯벌 간척 계획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제작해 매다는 일을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갯벌은 바닷물이 빠져서 드넓게 펼쳐져 있었고 한가롭기 그지 없었다. 제방 바로 앞 갯벌에는 흰발농게, 칠게들이 갯벌표면에 나와 강렬한 햇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망원경을 이용해 멀리 물가 가장자리를 바라봤더니, 여전히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 10마리가 열심히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었다. 아쉽게도 알락꼬리마도요 등 도요물떼새는 관찰되지 않았다.

세로로 글씨를 쓴 현수막 십여 개가 메달려 있는 바닷가 난간으로 향했다. 빨강색 바탕의 현수막에는 흰색 글씨로 주민동의 없는 갯벌매립공사 중단하라’, 노랑색 바탕의 현수막에서는 검정색 글씨로 주민을 기만하는 갯벌매립 결사반대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땀을 흘리면서 난간에 현수막을 메달고 있는 주민을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

▲주민들이 쓴 현수막
▲주민들이 쓴 현수막

주민은 우리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듣지 않고 갯벌 매립을 결정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우리 주민들의 생존이 달려있는 문제인데 마을 몇 사람의 말만 듣고 결정할 수 있느냐면서 갯벌매립을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 중에 얼마나 갯벌매립 공사를 반대하냐는 질문에는 “90퍼센트가 반대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우리 주민이 정부가 추진하는 일을 반대한다고 해서 우리 주민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여주겠냐고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답변해주셨다. 이에 대해 이번 갯벌매립 사업이 정부가 하는 일도 아니고, 설사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정부가 주민의 의견을 듣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씀드렸다.

현수막에 글씨를 쓰고 있던 어느 주택 마당으로 갔다. 잔디밭에 현수막을 늘어놓고 부부가 열심히 글씨를 쓰고 있었다. 벌써 현수막 이십 장을 써서 페인트를 말리려고 바닥에 널어놓고 있었다. 글씨를 쓰고 있던 주민은 며칠 전에 시의원을 만났다면서 그 시의원이 갯벌을 간척해 준설토뿐만 아니라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재도 매립할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해주었다. “사업자가 이같은 내용을 주민들에게 말하지 않고 환경영평평가서에도 빠뜨렸다면 공사중지가분신청 등 법적 소송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하다.

학성리갯벌을 살리기 위한 주민들의 힘든 싸움을 뒤로 하고 서천으로 돌아왔다.
 

▲주민들이 글씨를 써서 내건 갯벌매립 반대 현수막
▲주민들이 글씨를 써서 내건 갯벌매립 반대 현수막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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