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석탄화력발전소 탐방 (2)삼척석탄화력발전소
■ 기획취재 / 석탄화력발전소 탐방 (2)삼척석탄화력발전소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1.11.04 22:03
  • 호수 10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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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 중립 선언’ 불구 새로 짓는 석탄화력발전소

“지역·국가경제에 도움은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될 것”
▲맹방해수욕장 북단에 건설중인 무연탄 하역 선착장
▲맹방해수욕장 북단에 건설중인 무연탄 하역 선착장

2009년 한국은 2020년 대비 약 3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그러나 그동안 석탄화력발전 확대정책을 고수해왔으며, 지금도 강원도 강릉에서, 삼척에서 경상남도의 고성에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뉴스서천 취재팀이 지난 22일 강원도에 짓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다녀왔다.

1050MW22024년 가동 목표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에 한국남부발전()에서 건설해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 2016년에 완공한 이 발전소에는 1022MW 용량의 발전기 2기가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 또 다시 용량 1050MW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가 삼척시 근덕면 금계리에 들어서고 있다. 민간업체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파워가 2018년에 착공한 이 석탄화력발전소의 이름은 삼척블루파워이다. 2024년 가동 목표이며 현재 5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기후솔루션과 가톨릭기후행동 등 환경단체들이 연대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을 촉구하며 집회를 벌여왔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당장 중단돼야 하며, 세계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석탄발전부터 멈추자고 하고 있고, 신규 석탄발전의 목표 가동율은 당초 75%에서 50% 이하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준공되어도 투자비 회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석탄발전은 좌초산업의 길로 접어들어 더 이상 지역경제, 국가경제에 도움은커녕 거대한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반핵운동의 성지 삼척

▲8.29공원 '원전백지화 기념탑' 앞에 선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회 위원장
▲8.29공원 '원전백지화 기념탑' 앞에 선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회 위원장

1022일 오후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하태성 위원장을 만났다.

삼척은 핵을 세 번 물리친 고장입니다. 핵발전소가 두 번 들어서려는 것을 막아냈고 고준위핵폐기장이 들어서는 것도 막아냈고 삼척 시민들이 똘똘 뭉쳐 막아냈습니다. 반핵승리 기념탑이 두 개나 있습니다.”

삼척시 반핵운동 승리의 역사를 알아보자. 19821월 당시 동력자원부는 삼척시 근덕면에 원전건설을 발표했다. 90년대 들어 원전건설이 가시화되자 918월 근덕면 관내 38개리 주민들 2000여명이 서명한 진정서를 대통령과 동자부에 보냈으며 이어 원전반대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93838개리 이장 및 사회단체장들이 사표를 제출했으며, 근덕초교 운동장에서 근덕면민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여기에 7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했다 한다. 이해 11월에는 삼척고교 운동장에서 삼척시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렸다. 944월에는 그린피스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삼척항 입항했으며 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삼척시군민 총궐기대회가 삼척항 동양시멘트 부두에서 열렸다. 95년에도 삼척시청 앞 광장에서 원전결사반대 범시민 궐기대회가 이어졌으며 98년에는 국회 및 한전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해 12월에는 전남 해남과 삼척시가 연대한 결의대회가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마침내 산업자원부는 981230일 근덕원전건설 후보 예정지 해제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근덕 면민들은 반핵투쟁 기념비 세우고 93년 근덕초교에서 7000여명의 면민들이 모여 투쟁의 불을 지핀 날을 기념해 ‘8.29공원이라 이름지었다.

고준위핵폐기장 반대운동도 벌여 이를 물리치기도 했다. 전북 부안에서 핵폐기장 반대 투쟁이 끝나기 전인 2004년 삼척시 원덕읍이 후보지에 올랐다. 이해 8월 핵폐기당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갖고 삼척시장을 면담했다. 이어 삼척시핵폐기물처분장반대투쟁위원회가 출범했다. 삼척시민들은 핵폐기장 반대 집회를 이어갔으며 시의회 상정 저지투쟁을 벌였다.

20057월 원덕읍 주민들을 지질조사 저지 투쟁을 벌였으며 이어 8월에 삼척시의회는 핵폐기장 유치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20105.11지방선거에서 재선한 김대수 삼척시장은 원자력발전연구원 유치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했다. 이해 12월 원자력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핵발전소신규부지 유치 신청동의안이 삼척시의회에서 통과됐다. 다만 주민여론조사는 주민투표를 실시한다고 삼척시의회와 합의하고 삼척시의원 전원이 이에 합의했다.

그러나 삼척시는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유치지지서명을 받고 주밍들을 강제 동원해 유치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또 다시 반핵운동의 불길이 타올랐다. 또다시 힘겨운 싸움을 벌여나가야 했다.

2012년 삼척시장 주민소환 투표를 실시했으나 투표율이 25.9%에 그쳐 무산됐다. 201410월 삼척시민 주관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68%의 삼척시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해 85%가 원전 유치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2015년에도 10월에도 원전반대범시민궐기대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9531일 정부는 원전건설예정구역 지정 철회를 발표했다.

관광지 파괴하는 동해안판 서천화력

▲모래가 깎여나가고 있는 맹방해수욕장 사구
▲모래가 깎여나가고 있는 맹방해수욕장 사구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회 위원장은 세 차례의 반핵투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안내로 모래사장이 훼손되고 있는 맹방해수욕장을 살펴보았다. 근덕면 맹방리에 있는 맹방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5.2km에 달하며 남쪽에 생태적 환경이 훌륭한 마읍천이 흘러들고 있다. 관광자원이 매우 풍부한 곳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건설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해안에서 2km 내륙에 자리잡고 있으며 맹방해수욕장 북단에 수입해오는 무연탄을 하역할 선착장과 저탄장을 짓고 있다. 이로 인해 파랑의 에너지 방향이 달라져 백사장 거의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래사장이 깎여나가고 경사가 완만한 모래사장이 절벽을 이루고 있다.
동백정해수욕장을 밀어내고 들어선 서천화력발전소와 너무 닮았다. 동해안판 서천화력발전소인 셈이다.

▲맹방해수욕장 남단으로 흘러드는 생태 하천 마읍천
▲맹방해수욕장 남단으로 흘러드는 생태 하천 마읍천

이런 천혜의 절경을 파괴하면서 들어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기필코 물리칠 것입니다. 삼척시는 관광자원이 매우 풍부합니다. 발전소가 아니면 주민들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하태성 위원장은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해수욕장 입구에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현수막과 찬성 현수막이 동시에 붙어 있었다. 주민들 사이에 찬반이 엇갈려 반대운동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기후솔루션과 가톨릭기후행동,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 등이 삼척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며 석탄화력발전소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맹방해수욕장 입구에 걸린 석탄화력 반대 현수막
▲맹방해수욕장 입구 주민들 농성장
▲석탄화력 찬성 현수막
▲석탄화력 찬성 현수막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에 건설중인 1020MW급 2기 석탄화력발전소. 2023년 준공 예정이다.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에 건설중인 1020MW급 2기 석탄화력발전소. 2023년 준공 예정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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