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새와 억새꽃 이야기 / 꽃말 : 은퇴
■ 억새와 억새꽃 이야기 / 꽃말 : 은퇴
  • 문영 작가
  • 승인 2021.11.18 08:59
  • 호수 10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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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꽃이 피면서 찾아온 가을이 억새꽃이 만발하며 깊어가고 있습니다. 문영 작가가 억새꽃에 관한 이야기 두 편을 보내왔습니다.<편집자>

▲억새
▲억새

억새 화살에 죽은 장군

<홍경래 이야기>

억새와 홍경래의 이야기를 결부시킨 까닭을 알 수 없지만 억새가 민초를 의미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옛날 나라가 시끄러운 시기에 우람한 남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의 탯줄이 잘라지지 않았습니다. 가위로 잘라도, 칼로 잘라도 잘라지지 않았답니다. 누군가 밖에 자라는 억새 잎으로 잘라보라고 했습니다.

억새 잎의 가장자리는 날카로워 손을 베이는 경우가 허다했으니까요. 그 말을 들은 아주머니가 밖에 나가 억새 잎을 따다 탯줄을 자르니 그렇게도 잘리지 않던 탯줄이 딱 잘라졌답니다.

성장한 홍경래는 서북 사람들을 규합하여 난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칼로 그의 몸을 벨 수 없었고, 창으로 쏴도 그의 몸을 맞출 수가 없었답니다. 누군가 전해들은 옛날이야기를 생각해냈습니다.

홍경래의 탯줄을 억새 잎으로 잘랐다니 억새의 줄기로 쏘아보세요. 활촉도 끼울 필요 없을 것입니다.” 정말 홍경래는 억새 줄기로 만든 화살을 맞아 죽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권력이나 무력에 의해 진압된 것이 아니고 백성의 어려움 앞에 스스로 목숨을 내어 놓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억새밭에서 뒹굴자 돋아난 털

<토끼 이야기>

이 억새꽃 이야기는 별주부전에 맞추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옛날 산에 사는 토끼가 여수 앞바다에 있는 오동도를 구경하고 싶었습니다. 옛날에는 오동도가 섬이었기 때문에 육지에 사는 토끼는 갈 수 없었지요. 그래서 거북이를 찾아가 자신에게 오동도를 구경시켜주면 많은 보물을 주겠다고 약속했답니다.

거북이는 속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매번 속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토끼를 오동도에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런데 토끼는 역시 토끼였습니다. 또 약속을 어긴 것이지요. 거북이는 화가 나서 토끼의 껍질을 홀랑 벗겼답니다.

토끼는 너무 추워 오들오들 떨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신령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신령님은 토끼를 불쌍하게 생각했습니다.

저 억새꽃밭에 가서 뒹굴어라. 그러면 추위를 이길 수 있는 털이 생길 것이다.”

토끼는 얼른 억새 꽃밭에 가서 뒹굴었습니다. 정말 전보다 더 부드럽고 포근한 털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신령님은 계속 거짓말을 하는 토끼를 그냥 둘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너는 거짓말을 자꾸 하니 영원히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겠다.”

그 후 토끼는 부드러운 털을 갖게 되었으나 거짓말을 자주 한 벌로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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