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이야기
관광이야기
  • 뉴스서천
  • 승인 2002.04.11 00:00
  • 호수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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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미국의 미래학자 허만 칸(Herman Kahn)은 21세기는 관광산업의 시대로써 1년에 147일(40.3%)의 노동시간과 218일(59.7%)의 여가시간으로 예측되기에 자연스럽게 여가와 관광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와 같은 예견은 21세기를 시작하는 오늘날에 있어 단일산업 중 세계 GNP의 12%를 차지하고 전체 고용인구의 6.5%를 담당하고 있는 현실로 비추어 볼 때, 그리 가볍게 생각할 사안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것도 아시아지역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니 더욱 더 높은 관심이 간다.
학자들 가운데는 산업혁명 직후에 나타난 대량관광시대(1860년대)에는 유럽의 유한계급층이 주류를 이루었고 1910년대는 미국의 중산계급층, 1960년대는 지구 북반구에 위치한 선진국민들, 그리고 향후 2010년대에는 신흥공업국들이 밀집한 아시아 지역민들이 관광혁명의 주인공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유시간의 증가, 물질문명의 발달, 가처분 소득의 증가, 생활가치관의 변화, 정보원의 다양화 등 관광발전에 유리한 많은 촉진요인들을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는 듯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이러한 관광(觀光)에 대해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으며 사회변화에 따른 추세에 있어 어느 정도의 대응능력이 있을까? 아직도 일을 위한 부산물 내지는 일을 끝마친 뒤의 한가로운 행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아직도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자 사회계급과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로써만 편협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이유야 어떠하든 단순히 나 자신의 스트레스를 한껏 풀어내고 마음껏 놀고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입장이 아니라 할지라도 향후 여가와 관광분야가 발전잠재력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은 쉽게 하는 모양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59개의 실업계 고등학교와 100여개에 달하는 전문대학, 23개의 대학교와 32개의 대학원, 기타 10개에 이르는 국가지정 관광전문연수기관에서 매년 5만여명의 전문인력들을 교육시키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관광개발을 지역개발의 만병통치약처럼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상승과 실제로 눈에 보이는 관광현상과는 왠지 많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나의 관광현상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관광객, 관광대상(자원), 관광매체 등과 같은 요소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관광활동을 단순한 소비행위로만 인식하고 여전히 낮은 수준의 놀이문화만을 양산시키고 있으며 볼거리라 불리 우는 관광대상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식의 아이디어의 부재 및 모방수준에 그친 천편일률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고 이러한 주체와 객체를 연결시켜 주는 각종 기반시설들과 제도들이란 적당히 모양새만 갖추고 공짜만을 많이 바라는 모습이라면 진정 이것이야말로 시대흐름을 바로 읽지 못하는 어리석음이자 지나친 욕심이 아닐지 모르겠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자유로운 인간의 이동은 계속될 것이고 이러한 움직임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향유조건들은 한층 더 나아질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관광을 그저 낭만적인 영역에서만 단순히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요청적인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여 보다 인간다운 삶을
풍요롭게 창출해 내는 새로운 수단으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관광의 어원이 ‘타국의 훌륭한 문물을 살펴보는 것’이라는 주역(周易)의 관국지광(觀國之光)에서 출발한 것과 같이 이제는 보다 성숙한 여가관광문화가 정착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적어본다.
<우송정보대학 관광경영과 교수 /장인식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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