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물결 속에 지구가 하나가 되고 있다. 민족이, 인종이, 국가가 높게 쌓았던 장벽을 허물고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그렇다고 조국에 대한 자존감과 긍지를 잃어서는 안된다. 수많은 아픔과 역경을 딛고 5천년의 긴 세월을 지켜온 조국애를 가지지 못한다면 아무리 세계가 우리의 이웃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설 땅은 없다.
예술을 한다는 그는 과연 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화려하고 부강함을 문화의 최고치에 두고 있는가. 긴 역사속에서 다른 민족이 가질 수 없는 한민족의 아름답고 찬란한 역사를 그는 모른단 말인가. 작은 것에 소리를 기울이고 그 곳에서 의미를 찾아야하는 예술인의 눈을 잃어버린 채 부강함만을 좇아가는 물질만능의 노예가 된 그는 진정한 예술인인가?
조국은 그런 하씨를 너무 믿은 나머지 한국 관광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11억원의 거액을 기꺼이 맡기고 말았다.
어찌보면 하씨의 이러한 생각은 미국우호주의가 만든 그 동안 우리의 교육의 결과는 아닐는지. 역사의 뒤안길에 짙게 깔린 미국의 횡포는 가르치지 않은 채, 이땅의 역사를 뒤흔들어 놓았던 이들을 원조물품의 물량공세에 가리워 그저 고마운 나라, 가고 싶은 나라로 배워온 우리들이다. 또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에 미국우월주의에 젖어 공부한 한국 지식층의 대부분이 이 시대 전반에 퍼져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남을 높이기 위해 나를 낮추는 것은 진정한 높임이 아니다. 나의 자존감을 높이고 상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들의 장점을 인정할 때 다같이 높아지는 것이다. 조국이 낮아지는 것은 내가 낮아지는 것이고 조국을 비하시키는 것은 결국 내가 설 자리를 잃는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기보다 사상과 이념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위태위태한 이 나라의 현실을 아파하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정치·경제의 위기를 몸으로 겪어내는 소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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