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세계자연유산 지속을 위하여
사설 / 세계자연유산 지속을 위하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06.29 11:28
  • 호수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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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26일은 서천군 역사에서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 서천갯벌이 포함된 한국의 갯벌이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 결정에 따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가 된 것이다.

반면 이날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던 날 영국 리버풀 항구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서 제외됐다. 리버풀은 축구와 비틀즈의 고장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근대 세계 무역의 중심항구로서 근대식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지난 2004년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된 유서깊은 도시이다. 하지만 대규모 재개발 사업과 축구장 건설 등으로 인해 근대 도시로서 가치가 훼손되어 제외된 것이다. 이와 같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됐다 하더라도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세계유산 지위가 언제든지 박탈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유네스코는 작년의 서천갯벌을 포함한 한국갯벌 등재를 결정하면서 4년 후인 2025년에 열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까지 4가지 이행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9개의 갯벌을 추가해 2단계 확대 등재신청서를 제출
둘째, 갯벌의 생물다양성 보호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충분한 면적의 갯벌보호구역 제시.
셋째, 2단계에서 추가하는 갯벌을 포함하는 세계자연유산 통합관리계획을 제출
넷째, 갯벌의 생물다양성 보호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 개발이 없어야 함

여기에서 생물다양성보호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EAAF)를 포함하여 보호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9년에 지정된 중국 옌청 갯벌의 2단계 등재 확대계획과 조율해 황해-발해만의 해안을 연결하는 '철새 보호구역 네트워크'를 구성하도록 요구했다.

이러한 내용을 전제조건으로 등재가 되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 관련 지자체에서는 갯벌 보전대책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자연유산 등재 사실만 부각시키며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천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송림항어촌뉴딜사업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지역 내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지속을 위해 이 사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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