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3)소규모 분산형 태양광 발전
■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3)소규모 분산형 태양광 발전
  • 허정균.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2.07.21 07:43
  • 호수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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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만원 나오던 전기요금 만원도 안나온다”

소규모 분산형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정의 실현의 길
▲대규모 산림을 파괴하고 들어선 태양광 발전단지. 마산면 관포리
▲대규모 산림을 파괴하고 들어선 태양광 발전단지. 마산면 관포리

대규모 산림과 농지를 없애면서 태양광발전이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715일 오전, 고창군 심원면 두어리 마을을 방문했다. 이 마을은 2012년에 마을만들기사업으로 지원을 받아 전체 67가구(162) 30가구가 지붕과 마당에 소규모 분산형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지원금 450만원과 주민들 부담 150만을 더해 3KW 태양광 패널을 지붕에 설치했다. 당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유점수 씨(1944년생)를 만나서 얘기를 들었다. 현재까지 태양광 발전기가 고장 없이 잘 가동되고 있고, 전기료도 많이 절약되고 있다고 말했다.

- 2012년에 마을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때 모두 설치했습니까?

= 당시에 태양광을 안 한 사람들이 있었어. 추진위원도 안 한 사람이 있었어. 우리가 (태양광 발전을 해서 전기를) 써 본 게 좋거든. 하자도 없거든. (옆 집 사람이) 450만원, 나중에 개인 돈으로 했어. 그 집이 태양광을 설치려고 측량을 하니까 우리 집이 일부 들어가 있었어. 측량해서 알 제. 나는 몰라. 옛날에 그렇게 지었응게, 우리 아버지가. 집과 집이 연결된 사람은 다른 사람이 동의해 주면 돼. 집이 길로 나가버린 두 집은 못 혔어. 등기가 없는 데는 태양광을 안 해 줘. 그래서 (토지) 측량을 해서 등기를 혔어.

▲두어리 마을 태양광발전 설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유점수씨
▲두어리 마을 태양광발전 설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유점수씨

- 마을 주민들이 집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할 때 설치비를 모두 자부담했습니까?

= (사업자가) 태양광을 (마을) 앞에 할 때 1만평~. 대규모로 할 때 그때만 해도 고추가 말라 죽네, 소가 기형아를 낳네, 그렇게 신문에 났었거든요. 그래서 사업자가 대규모로 할라고 하는데 누가(마을 사람들이) 허락을 허것소. 그래서 돈으로 해결을 했제. (마을 기금으로) 7000만원을 받았죠. 마을 경비로 적십자비 내고, 불우이웃돕기 하고, 1년에 한 번씩 체육성금 내고. 그렇게 쓰다가 태양광을 한 게, 그놈으로 쓰자 해서 50만원씩 전 주민에게 나누어 주었어. 태양광을 하든, 안 하든 다 나누어 주었어. 그 중 45만원을 측량비로 썼어. 그리고 1백만 원을 자부담했지. (태양광을 설치)하고 싶었던 두 집이 더 있었는데 집이 길로 나가 있어서 하지 못하고, 30(가구)이 했어요. 잘했어요. (당시 전체 67가구 중에) 절반 했어. 우리는 본전 다 뺏어. 그전에는 전기료가 한 달에 4, 5만원 나왔는디, 현재는 매달 1만 원이 안되게 나와. (한전의) 전기를 그대로 썼으면 전기료가 많이 나왔어. 우리가 냉장고가 큰 놈 두 짝, 김치냉장고 한 개, 그래서 냉장고가 3개가 돼. 에어콘도 두 대가 있어. TV도 두 대가 돼.

- 요즘 여름철 낮에는 전기가 많이 생산될 텐데요. 전기를 저장하는 축전기 장치가 있습니까?

= 없어. 쓰고 남은 전기는 한전에서 넘어가서 다음 달로 이월 돼.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가. (한전에게 전기를 판매해서) 돈으로는 안 받기로 했어. 정부 지원을 받을 때 약속을 해서 그려. 안 받아야 제. 겨울은 (집에서 쓸 만큼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가) 생산이 안됭게.

▲유점수씨 집 창고 건물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
▲유점수씨 집 창고 건물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

- 그래도 남은 전기를 팔려고 하지 않습니까?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

= 업자가 자꾸 연락이 와. 근데 전기를 팔려면 한전에서 선을 또 연결해야 혀. 선로가 없어갔고 못혀. 월산리(마을)의 어떤 집이 태양광을 (설치)했는데 (기존 전기 선로에)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팔지도 못 한다고 하데요. 한전이 돈이 없데요. 근데 한전이 나쁜 놈들이여. 한덕수(국무총리)가 그렇다 안 혀? 개인회사 같으면 진작 망했다고. 보너스로 나눠 먹고. 전기료도 올라야 혀. TV에 나오던데 산업용 전기료를 개선하는 것이 맞어요. 떡 방앗간이나 양어장이나 전부 산업용을 쓰니까 적자 난다 안 허요. 박정희 때는 산업을 할라고 경제발전 할라고 그랬는디, 이제는 다 잘 살잖아요? 삼성도 전기를 싸게 쓴다 안 허요? 둘째 아들이 화성에 있는 삼성(공장)에 있는데 (한전이 공급하던) 전기가 나가니까(차단되어 버리니까) 자가 발전(자립용 발전소)을 하더만 다 준비되어 있드만.

- 겨울에는 난방을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 겨울에는 기름을 때고 초가을과 이른 봄에만 바깥이 따수워서(따듯해서) 옥장판을 많이 써요. 한 겨울에는 옥장판을 못 써요. 한 겨울에 옥장판을 쓰면 웃 공기가 차. 웃 공기를 덮이려면 기름보일러를 때야 해요.<정리 / 주용기 시민기자>
 

고창군 심원면 두어리 마을 태양광 발전 설치 과정

▲두어리 마을회관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
▲두어리 마을회관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

고창군 심원면 두어리 마을은 북으로 곰소만을 낀 반농반어의 마을이다. 이 마을은 기자가 책임을 맡아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직접 마을조사를 해서 20112월에 마을지를 발간했었다. 당시 마을조사를 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다.

마을지를 발간한 후 몇 분의 마을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본인이 이렇게 여쭈었다.

제가 어르신들에게 제안하고 싶은데 들어보시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주민들이 어떤 일이냐면서 말해보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마을 주민들이 수입이 늘어나는 일이면 좋겠습니까? 아니면 지출이 줄어드는 일이면 좋겠습니까라고 했더니 한 어르신이,

우리가 나이가 많아 수입이 늘어나는 일을 말해 줘 봐야 하기가 어려우니, 지출이 줄어드는 일이면 좋겠다고 대답해 주셨다. 그래서 태양광 발전용 패널을 집집마다 마당이나 지붕에 설치하면 땅도 차지하지 않고 전기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면 좋지 않겠냐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어떤 어르신은 설치 비용도 많이 들고, 마을 앞 폐염전부지에 사업자가 태양광발전용 패널을 설치하려 할 때 주민들이 반대한 적도 있다면서 우리가 태양광발전 시설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된다고 하면서 부정적이었다.

설치비 일부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고, 개입사업자가 단지 형식으로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당연히 반대해야 하는 일이며, “소규모 분산형으로 집집마다 마당과 지붕에 설치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것이라고 답변을 드렸다. 그러면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자고 제안을 드렸다.

다행히 당시 전현직 이장님, 노인회장님 등 다섯 분과 함께 승용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부안군 주산면 갈촌리 화정마을을 방문했다. 이 마을은 당시 40가구의 마을로 정부로부터 전액 지원을 받아 태양광발전을 3kw짜리 30집에, 그리고 태양열 온수기를 10집에 각각 설치했던 곳이다. 지열발전은 3가구가 중복으로 설치하였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부정적인 말이 있었다. (최근 이 지원사업을 주도했던 마을 주민에게 확인해 보니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돼 폐쇄했다고 말했다.)

이 마을을 돌아보고 나서 주민들이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다시 두어리로 돌아가는 길에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전액 지원받지 말고 최소한 각 집집마다 100만 원씩 자부담을 해야 하며, 그렇게 해야 전기사용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어떤 어르신이 그 정도의 자부담은 모두 가능할 것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셨다.

얼마 후 마을회의를 통해 전체 67가구 중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 분들은 자부담이 어렵다고 해서 제외하고, 나머지 30가구가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연락을 주셨다. 그래서 중앙정부와 전라북도, 고창군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고, 주민들이 직접 관계기관과 지역구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에게 연락을 해서 재정지원을 받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2012년 당시 정부가 추진하던 그린홈 100만호 그린빌리지 보급사업에 마을이 선정되었다. 당시 각 가구당 3kw 설치비가 중앙정부 지원금이 137만원, 전북도비가 100만원, 고창군비가 100만원, 그리고 자부담이 100만원 등 600여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건축물대장이 필요한 가구는 토지측량비(45만원) 명목으로 사용하라고 마을 기금을 모든 주민에게 50만원씩을 나누어 주어서 해결했다.

어떤 주민은 태양광발전용 패널을 설치하기 이전에는 전기료가 매월 5내지 7만 원 정도가 나왔으나 설치 이후로는 매월 5000내지 6000 원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최근 가동상황을 확인해 본 결과, “설치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고장도 나지 않고 전기 생산이 잘 되고 있다면서 설치한 주민들은 모두 좋아하신다고 주민들이 마라고 있다. 전기료 지출이 많이 줄어든 상황을 지켜본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만돌리 마을주민들도 집집마다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일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각 건물의 지붕과 마당, 주차장, 벽면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 즉 소규모 분산형의 태양광 발전을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것이 한전과 같은 특정 에너지 생산 업자에게 의존하지 않는 바로 에너지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며, 에너지 주권을 모두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된다. 더욱이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 중에 생산자가 소비하고 남은 전기는 한전이 매입하도록 해서 다른 소비자에게 공급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대기업일수록 자신들의 건물 지붕과 주차장, 벽면 등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에너지 자립을 해야 한다. 산업용 전기의 단가를 올려 에너지 절감과 자립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이 기후위기를 저감시키는 올바른 방법이며,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주용기 시민기자/전북대 전임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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