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성현의 말씀은 어려서부터 공부해둬야 한다
■ 송우영의 고전산책 / 성현의 말씀은 어려서부터 공부해둬야 한다
  • 송우영
  • 승인 2022.10.20 08:22
  • 호수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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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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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의 덕목을 꼽으라면 단연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으뜸으로 여긴다. 수기치인이라는 말의 처음 시작은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 16째 줄에 기록된<성백효 현토완역 사서집주 대학 15쪽 전통문화연구회> “내 몸을 닦아 세상을 다스린다쯤으로 읽혀지는 말로 선비로 나아가 군자에 이르는 첫 공부 방법일 수 있다.

수기치인에서 치인治人이라는 말은 사람을 다스린다는 직접적인 이해보다 상하복종적 형벌명령체계가 아닌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쪽으로 이해하는 게 조금은 공자의 본심에 가까우리라.

논어 헌문편 14-45장의 기록은 이를 뒷받침 해주는데 하루는 자로가 군자에 대하여 물으니<자로子路문군자問君子> 스승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공부를 통하여 몸을 닦되 경으로 해야 하느니라.<수기이경脩己以敬>

답변이 조금 두루뭉술하니 자로가 이해가 안되어 다시 물었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여사이이호如斯而已乎> 공자께서 말씀하신다. 공부를 많이 한 연후에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수기이안인脩己以安人> 그래도 이해가 덜 됐는지 자로가 또 똑같은 질문을 한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여사이이호如斯而已乎> 여기서 수기치인의 정답이 나온다.

공자께서 말씀하신다.<자왈子曰> 공부를 많이 해서 수신한 다음에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수기이안백성脩己以安百姓> 이것은<수기이안백성脩己以安百姓> 요임금과 순임금께서도 어렵게 여기시던 바이다.<요순기유병저堯舜其猶病諸>

여기서 공자께서 닦을 수로 사용하신 글자는 독특하게도 수가 아닌 수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글자의 수는 닦을 수의 의미도 있으나 고기저미어 만든 반찬이라는 의미도 내함된다. 상당히 독특한 문장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성현의 말씀은 먹물이 남아서 더 쓰심도 아니시고 먹물이 모자라서 덜 쓰심은 더더욱 아니시다. 필요한 말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글자만 콕콕 명토박으심이 곧 성현의 말씀인 것이다. 그러하기에 성현의 말씀은 빈손으로 와서 듣고만 가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빈손 들고 오지 않는 자에게 글을 가르친다 하셨다. 세상은 이를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로도 이해하곤 한다. 논어 술이편7-7장의 기록은 이렇다.<자왈子曰> 속수 이상 행한 자에게 <자행속수이상自行束脩以上> 나는 일찍이 가르쳐주지 않은 적이 없다.<오미상무회언吾未嘗無誨焉>

논어 헌문편 14-45장의 수기이안인脩己以安人에서 수자와 논어술이편7-7장에서 자행속수이상自行束脩以上 에서의 수자는 공교롭게도 수가아닌 수를 쓰고 있다. 배움에는 일정량의 수가 필요하고 백성을 다스림에도 일정량의 수가 필요하다는 말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물론 훗날 이 문장에 대하여 정면으로 반기를 든 인물이 있다. 로마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인물 언덕 위의 그 남자로 통하는, 서른 세살에 비명횡사한 예수라는 아주 문제적 인물이 그다. 그는 그를 따르는 열두 명의 문도들을 파송하면서 이렇게 당부한다. 너희가 하늘로부터 거저 받았으니 너희도 거저 주어라.<마태복음10> 이 말은 예수가 서른 남짓 나이에 했다는 말이라 전한다. 도대체 어려서 어떤 인생을 살아왔길래 나이 서른 남짓 쯤 된 사내 입에서 이런 엄청난 말이 나올 수 있더란 말인가.

본래 성현의 말씀이라 함은 성로 전달되어 주자朱子의 집주集註로 완성되어 성백효成百曉 선생의 현토완역懸吐完譯으로 마무리된다. 이라 함은 성인 공자님을 비롯한 증자 자사 맹자를 이름이요, 이라 함은 공자님의 말씀을 비롯 맹자에까지이름이요, 이라 함은 시경詩經 서경書經 등의 경문은 그 표현이 깊고 심오함이 은미하여 완곡되고 피휘한 부분이 궐문한지라 그 감추인 곳을 후학이 알기 어려워 재해석해놓았으니 시경詩經은 시전詩傳으로, 서경書經은 서전書傳으로 해설을 달았고, 이도 어려워 후학 정현鄭玄과 말째 문도 하안何晏에 대한 주를 달았고, 이도 또한 어려워 후학 형병邢昺이 하안何晏의 주에 대한 좀더 쉬운 해설서 소를 달았으니 이를 집대성한 이가 주자의 집주이고 이를 또한 읽기 쉽게 현토로 완역한 이가 한송 성백효 선생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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