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8)조력발전(최종회)
■ 기획취재 / 에너지 전환 무엇이 문제인가? (8)조력발전(최종회)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12.01 08:48
  • 호수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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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지구간척사업 실패로 태어난 시화조력발전소…세계 최대

방조제 건설 바다생태계에 큰 충격…조류발전 새로운 추세
▲시화만을 가로막은 시화방조제
▲시화만을 가로막은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이란 하루 두 번 밀물과 썰물 때 발생하는 외해와 내해의 수위차를 이용하여 수차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방식이다. 조력발전은 근본적으로 달과 지구의 인력을 이용하는 재생가능 에너지이다. 세계 최초의 조력발전소는 1966년에 발전을 시작한 프랑스의 랑스 발전소로 용량은 240메가와트이다. 한국에서도 2004년 시화호를 이용해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시작하여 201112월에 준공했다. 발전 용량은 254메가와트로 세계 최대이다. 시화호조력발전소의 탄생 과정과 조수간만의 차가 큰 한국 서해안의 조력발전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시화 지구 개발 사업

1987229일 시화지구 개발 사업이 기공식을 갖고 시작되었다. 이 사업은 1975년 농어촌진흥공사가 기본 계획을 수립했으나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1986927일 개발 기본 계획이 고시되면서 산업기지개발공사(현 수자원공사)가 공사를 맡아 하게 되었다

경기도 안산시 오이도와 대부도를 잇는 방조제와 탄도, 선감도, 대부도 등을 잇는 총연장 12676m의 방조제를 막아 6100ha의 담수호를 만들어 총 33233만 톤의 물을 저장하고, 새로 생기는 17300ha (5200만 평)의 땅에 공업 단지 1302ha, 도시 개발 4030ha, 농지 조성 4990ha, 기타 878ha 등 시화 산업단지를 조성해 수도권의 1600여 개의 공장을 유치하고, 시화호의 담수로 인근 농지에 물을 공급하여 도시 근교에 첨단 복합영농 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였다.

전북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방조제 33km를 축조하여 4100ha 해수면을 28300ha의 토지와 11300ha의 담수호를 개발하는 새만금 사업의 1/2 정도 규모로 방대한 사업이다.

무참히 깨진 담수호 꿈

19941월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담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유람선이 떠가는 수상 유원지를 기대했던 애초의 꿈은 무참히 깨지기 시작했다. 하천 수량이 적어 유입 원수를 빗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안산 지역의 생활 하수와 시화공단 내 1,600여개 금속·기계·화학·섬유 업체의 폐수가 흘러들면서 거대한 시궁창으로 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수 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갖추지 않고 시작된 담수화는 필연적으로 죽은 호수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방조제가 완공되기 전인 1989년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 1.8ppm이던 수질이 19945.7ppm, 199511.1ppm, 199620.3ppm까지 치솟는 등 최악에 달해 농업용수는커녕 공업 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이 과정에서 시화호 주변에 악취가 진동하고 환경 오염이 심화되어 지역 주민들은 도저히 살 수가 없게 됐다. 또 소금 등 갯벌 퇴적물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들어 인근 참외밭과 포도밭에 쌓여 막대한 피해를 주기도 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화방조제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화방조제

썩은물 방류와 담수화 포기선언

마침내 한국수자원공사는 199662일과 30일에 주민들과 환경 운동 단체의 반대를 뚫고 시화호의 갑문을 기습적으로열어 시화호의 썩은 물을 바다로 내보냈다. 인근 바다의 오염을 우려하는 시민·환경 단체 반발로 방류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지만 인근 바다의 오염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1997년부터 방류가 다시 시작됐다. 담수화를 시작한 지 2년 반만의 일이었다.

정부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4493억 원이 투입되는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2000년 말까지 2079억 원을 들여 안산.시화 하수 처리장 신·증설 등 환경 기초 시설을 확충하기 시작했다. 또 유입 지천 정비, 인공습지 조성 사업 등도 벌였다.

그러나 담수호 시화호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착공 당시와 비교할 때 유역 내 인구가 5배가 늘었으며 공장 가동 숫자는 2.5, 가축 사육 역시 4배가 급증했다. 반면 오폐수 처리율은 50%에 그쳤고 더구나 저층 배수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아 중금속에 오염된 물들이 수문 아래에 고여 있어 수문을 열어놓아도 빠져나가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무리한 담수화 추진으로 수질이 심하게 오염된 시화호의 용도를 놓고 건설교통부와 농림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화호의 담수화 계획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2001211일 밝혔다.
 

▲시화만을 가로막은 시화방조제▲전망대에서 바라본 시화방조제▲발전중인 시화호조력발전소
▲발전중인 시화호조력발전소

조력발전으로 용도 변환

군사 독재 정권 시절에 건설 회사에 5000억 원 이상의 돈을 안겨주고 시작한 사업은 문민정부 시절에 또 다시 4000억을 넘게 들여 수질 개선을 꾀했지만 국민의 정부에 들어와서 마침내 담수화 포기를 선언하고 만 것이다.

달의 중력으로 하루 두 차례 발생하는 조석을 이용하는 조력발전은 온실가스나 폐기물이 생기지 않는 재생 가능 에너지이다. 시화호가 속한 경기만은 강한 조석이 발생해 조석간만의 차가 크고, 해안선이 복잡해 크거나 작은 만이 여럿 존재하는 조력발전의 최적지이다.

시화호 담수화 포기선언 이후 조력발전소 건설 추진이 논의됐으며 200212월 조력발전소 건설 추진이 확정돼 200412월 건설공사가 시작되어 201111월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이 전기생산이 시작됐다.

조력발전은 크게 한방향 발전인 단류식과 양방향 발전인 복류식으로 구분되며, 발전시기가 밀물 또는 썰물이냐에 따라 다시 창조식과 낙조식으로 분류된다.

시화조력발전소는 밀물만을 이용하는 단류식 창조발전 방식으로 썰물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경기만의 완만한 경사로 썰물이 방조제 안쪽에서 넓게 퍼져버려 이용 가능한 수위 차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밀물 시에 수문 조작으로 조지와 외해 사이의 수위 차를 만든다. 이때 생기는 시화호의 수위 차는 최대 5.6m가 된다. 이 수위 차가 갖는 위치 에너지는 수차 날개를 돌리게 되어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조력발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조력발전은 이산화탄소도 방출하지 않고 고갈되지 않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해서 전력을 생산한다는 면에서 친환경적 에너지 생산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댐을 건설한다는 점에서 바다 생태계에 큰 충격을 준다.

▲조력발전 발전 원리
▲조력발전 발전 원리

2014년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조력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태안군 만대 포구와 서산시 벌천포 포구 사이 2km를 방조제로 막고 20개의 수차를 설치하여 하루 520Mw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 추진된 바 있다.

찬성측에서는 해수가 드나들기 때문에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어촌으로 발돋움 하자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반대측에서는 조력발전으로 인한 이득보다 이로 인해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내세웠다. 가로림만 안의 생태계 파괴는 어민들의 삶의 파괴로 이어진다. 결국 환경영향평가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가로림만은 15개 어항이 밀집해있으며, 21개 어촌계 등에서 바지락 굴 등이 주종인 마을어업과 양식어업 허가를 받은 면허어장 면적만도 1743ha 정도이다. 이곳에서 많은 주민들이 맨손어업으로 연평균 2,000여톤의 바지락, , 낙지 등을 잡아 가구당 3,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조류 발전

조류발전은 해수의 흐름을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해안에 방파제를 설치하여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조력발전과 달리, 빠른 해수의 흐름이 나타나는 해역에 댐이나 방파제의 설치 없이 해류를 이용하여 바닷속에 설치한 터빈을 돌리는 발전방식이다. 방파제를 건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조력발전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선박 다니기가 자유로우며, 어류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고 주변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조류발전이 시도된 때는 1963년이다. 해양수산부는 조류발전의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20018월부터 해남과 진도 사이의 울돌목과 인근 장죽소도 등 전남 남해안 해역을 중심으로 조류발전소 건립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등 사전 작업을 통해 20085월 전남 진도군과 해남군 사이의 울돌목(명량해협)에 국내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시험 조류발전시설 설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설비시설의 잦은 고장, 낮은 경제성, 주변 경관 저해 등의 이유로 몇 차례 가동 중단에 이어, 20129월 태풍피해로 가동이 전면 중단되었다.

이같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서남해안은 조류발전의 최적지이며 특히 기존의 방조제 개방과 연계하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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