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주년 기획특집>
긴급진단, 장항국가산업단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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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장항국가산업단지<2>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4.10.15 00:00
  • 호수 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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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공단 ‘이제 진짜 시작한다’

16년 이상 표류해 오던 장항국가산업단지, 선거홍보용으로 관철, 악용돼 왔던 장항공단 건설이 언제부터인가 군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불신과 절망의 화근으로 먹칠됐다. 내년 9월에 본격 착공된다는 군의 홍보와 언론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군민들은 동요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업이 진행된다면 서천은 또 다른 뭔가를 잃게 될 것이다.장항국가공단이 서천의 유일한 꿈인가, 착공자체를 무조건 환영해야 하는가, 16년 전 계획된 사업을 지금 어메니티서천에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가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정부당국에 끌려왔지만 이젠 서천군의 일로 서천군민의 뜻이 반영돼야 하겠다. <편집자 주>
오늘, 토공 대전지사장 직접 나서 설명
장항국가산업단지(장항산단)이 1989년 군장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확정된 이후 처음으로 실질적인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사업은 군산 쪽은 이미 완료돼 입주업체들이 가동되고 있는 반면, 서천 쪽은 15년이나 표류해 오면서 주민 불신만 가중돼오던 상태다.

그러나 지난 8월27일, 대한토지공사(토공) 본사 사업본부장, 충남지사장 등 7명이 서천군을 방문해 행정적 협조를 요청, 장항산단 착공이 탄력을 받으면서 내년 9월 착공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부터 11월5일까지 장항읍, 마서면, 군민원실과 경제진흥과에서 환경영향평가와 도로영향평가에 대한 주민 공람이 실시되고 있다. 또 오늘 10월15일 오후 1시30분 군민회관 대강당에서 주민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제1진입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제2, 제3 진입로 공사, 호환도로 공사비 등 내년도 예산 150억원이 기획예산처를 통과해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그러나 막상 이 사업에 많은 기대를 가졌던 장항지역민들 마저 불신하고 있어 지금까지 환경과 교통에 대한 영향평가서를 공람하는 사람이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는 토공관계자들의 움직임이 전과 다르다”며 내년 6월까지 모든 인허가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항산단은 당초 1조3천206억원을 투입 445만평의 단지를 조성해 서해안시대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었다. 현재까지 2천195억이 투자됐지만 사업규모로 볼 때 15년 넘게 방치된 수준이다. 이로 인해 기대를 걸었던 서천경제 회생의 걸림돌이 됐고, 앞서 완공된 군산산단의 활성으로 오히려 서천자본의 유출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현재 장항산단에 대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고 10년 후 완공되면 6만 명의 고용창출을 예상, 명실공이 새로운 도약을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장항산단 왜 지금인가?
현재 서천은 장항국가산업단지 착공 설이 아니더라도 극심한 부동산투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애써 장항산단 착공 설이 부동산투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축소하고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않다.

공주 장기지역에 신행정수도 이전이 확정되면서 서천군은 꼭 장항산단이 아니더라도 호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인구감소현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항산단을 15년 넘게 방치했던 정부와 토지개발공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급기야 산단착공을 촉구하는 관제데모까지 했지만 그동안의 태도는 냉담했고, 정략적으로 시작된 사업이 아니면서도 군민들에게 각종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돼 왔다는 의혹을 사왔다.

이런 상황에서 올 들어 토공이 사업본부장까지 나서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그동안 서천을 냉대하던 태도를 바꾸고 군에 행정 협조를 구하는 태도를 취하고 나섰다.

나소열 군수는 자신의 로비영향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점도 있겠으나 땅장사로 관록이 나있는 토지개발공사가 전군민의 상경투쟁에도 꼼짝 않고 있다가 군수의 로비에 사업을 속개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동안 장항산단 착공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목포 대불공단, 당진의 석문공단 분양이 저조했던 것과 타지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분양가의 영향, 접근성 등도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공은 장항산단이 완공되는 2015년도에 가면 신행정수도가 자리를 잡게 되고 이에 따른 업체들의 충청권 이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이미 당진 석문공단의 분양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게 군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과 천안~공주~서천을 잇는 산업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의 연계사업이 2007년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어 접근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

또 이미 완공된 군산산단과 연계 가능하고 4대강 중의 하나인 금강을 끼고 있는 장항산단은 자연히 서해안시대의 산업단지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최적지로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행정수도이전과 병행될 업계의 지방분권에 차질을 빚게 되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이치이다.

지금 서천은 최고의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이어서 기왕 늦어진 장항산단 착공에서 가장 서천적인 것을 챙길 때도 바로 지금인 것이다.

장항산단과 어메니티서천
군관계자의 설명대로 10년 후, 장항산단이 완공되고 6만 명의 고용창출을 전망한다면 각종 산업체들의 입주,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른 대책도 간구해야한다.

서천경제로 보면 당연히 장항산단의 착공이 최우선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그때가서 논의한다면 이미 때를 놓치는 격이 될게 뻔한 이치이다.

때마침 서천군은 어메니티서천을 비전으로 내 걸었기 때문에 이에 합당한 대책을 위한 진단이 필요하다. 환경영향평가나 도로영향평가 등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은 원론적인 것에 지나지 않다. 군은 어메니티서천에 장항산단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기본 설정을 확립했어야 되지만 늦어도 연말까지는 제시해야 할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제아무리 좋은 사업을 구상해도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한 것일 수밖에 없다.

첫째는 물이다. 이는 식용수와 공업용수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식용수의 확보는 앞으로 지자체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행히 서천군은 오염원이 극히 적은 봉선지를 가지고 있다. 기왕 청정지역으로 지정된 봉선지에 대해 일부 피해를 입게 되는 주민들에게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장기적인 상수원으로 보호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둘째는 환경훼손의 최소화로 현재 호환도로 입지로 결정된 곳만 해도 천혜의 해송 숲이 상당부분 파괴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장항산단으로 매립될 갯벌이 현재 3급 갯벌에 지나지 않다고는 하나, 주변 환경을 지키는 완충역할은 충분히 해왔다는 평이다.

이번 환경영향평가에서 용역을 맡은 <도하종합기술공사>는 자연환경, 생활환경, 사회·경제환경으로 구분해 평가서를 작성했다.

이 평가서에 따르면 절토와 성토시 사면발생, 매립공사에 따른 부유토사, 강우시 토사유출, 공장가동시 오염물질과 폐수 발생 등으로 인한 환경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예측하지 못한 돌발적인 환경피해”에 대한 저감대책을 강구한 것이 아니라 “할 계획이다”고 밝히고 있다.

수 백 쪽에 달하는 평가서를 내놓고 공람하도록 했지만 용어나, 설명이 난해해 일반인들이 쉽게 헤아릴 수 없는 맹점이 있다.  따라서 군은 토공이 제시한  평가서와는 별도로 환경전문가들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이다. 지역경제, 문화 환경의 악조건 속에서도 서천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정확한 대가가 요구된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시대는 지났다. 장항산단 수용지는 물론 도로개설 등에 대해 인근지역 주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피해발생에 따른 충분한 보상원칙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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