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이모저모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이모저모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4.08 00:00
  • 호수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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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춤, ‘1백년 정당론’ 그리고 안티조선

이날 경선은 유례없이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행사에 참석한 1만5천여명의 대의원들과 당원들은 개표가 끝나고 결과가 발표될 무렵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 어깨를 걸고 ‘기차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축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당 지도부도 ‘건설 선진한국’이라고 씌여진 모형 기차를 동원해 행진을 벌였으며, 자원봉사자들 역시 ‘깃발춤’을 공연하는 등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도 결과 장담 못하더니 이변 속출

열띤 분위기 못지 않게 이날 경선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투표 및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만난 여의도통신 모니터 대상 의원들은 개표 결과에 대해 ‘지켜 보자’며 언급을 꺼리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문희상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조직본부장으로 뛰었던 정장선 의원(평택 을)은 “어떨 것 같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결과가 발표되면 그때 이야기하자”며 손사래를 쳤고, 386세대인 이기우 의원(수원 권선)도 “(투표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우리 열리우리당의 대의원들이 워낙 합리적이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라 섣불리 추측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희상 후보가 경선 결과 무난히 1위로 당선되자 이용희 의원(옥천 영동 보은) 등 여의도통신 모니터 대상 의원 중 문 후보를 위해 뛰었던 의원들은 기쁨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선거대책본부의 자리를 맡은 후보가 당선되어 기쁘시겠다”고 묻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기쁜 표정을 짓기는 심재덕 의원(수원 장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심 의원은 “실용이 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면 점진적 개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언급, 선거 구도가 실용과 개혁의 대립으로 평가되는 것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최고 이슈로 떠오른 조선일보

한편 심재덕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부의장으로 선출돼 경선 과정을 총괄 지휘했다. 심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개막에 앞서 전당대회 부의장으로 사전 내정돼 사회자에 의해 추천, 선출됐다.
전당대회 의장은 이미경 의원이 뽑혀 정당 사상 최초의 여성 전당대회 의장으로 기록됐다.

지난 1일자 기사로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과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의 부동산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조선일보가 이날 전당대회의 최고 이슈가 됐다. 특히 김원웅 의원은 후보 연설에서 “조선일보가 김원웅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조선일보는 존재 자체가 불행이다. 내가 죽던지 조선일보가 죽던지 결단을 내겠다”며 ‘안티 조선’의 선구자임을 주요 득표 전략으로 내세웠다.

송영길 후보도 “우리당의 최고의 적은 한나라당 등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라며 가세했고, 인천 지역의 ‘조아세’(조선일보없는아름다운세상) 소속 참가자들도 조선일보의 친일행적이 기록된 전시물을 올림픽공원 입구에서부터 전시하는 등 조선일보 반대와 극복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전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조선일보 기자를 위해 6개의 좌석을 준비해 놓는 등 취재 편의는 제공했다.

유시민 연설 반응 최고 불구 턱걸이 당선

이른바 ‘유시민 왕따’ 등 경선과정에서 온갖 풍운의 주인공이 됐던 개혁당 출신의 유시민 후보. 그의 연설은 이날 경선에서도 가장 주목의 대상이 됐다. 유 의원은 특유의 당찬 목소리와 제스처로 “내가 당 의장이 되면 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7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노 대통령 이후에도 100년간 지속되는 당원 중심의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열변을 토했다.

이에 이른바 ‘유빠’로 불리는 그의 열성지지자들도 빨간 유니폼을 입은 채 열렬한 환호를 보내 화답하는 등 유 의원의 연설은 호응도 면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정작 개표 결과 4위로 턱걸이 당선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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