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119 가슴속 타는 불 누가 끄나
서천119 가슴속 타는 불 누가 끄나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5.08.26 00:00
  • 호수 2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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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면이 물인데 잠수복 하나 없다”
2007년 ‘8차 소방력 보강 5차년계획’에 총력

▲ <장포리 해양 익사 사고 수중 탐색에 참여한 조귀룡 소방대원>
2004년 4월 21일 금강하구둑 놀이공원 썬드롭 추락사고, 같은 해 5월 2일 영보카센터 화재사건, 5월 5일 서해안고속도로 비인터널 부근 염산탐재 탱크로리 차량 연쇄 추돌사고... 최근 서천에서 일어난 사고들이다.


최근 종천면 장포리 앞바다 익사사고나 행정구역은 보령이지만 춘장대와 맞닿은 웅천면 장안리 익사사고는 서천의 자연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현장에는 분명 부여소방서 서천소방파출소나, 장항소방파출소 소속 대원들과 차량이 출동을 하고도 장비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며 속만 태우고 돌아왔다.



사람이 바다에 빠졌지만, 구명보트하나 없고, 잠수장비 하나 없어 구조를 못하고 인근 군산의 해경과 민간 어선이 오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119대원이라고 해서 자기 목숨 버려가며 구조에 나서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서천소방파출소(소장 노희공) 32명, 장항소방파출소(소장 한완석) 20명 총 52명의 소방대원이 있다. 이들은 주 40시간이니 토요휴무제니 하는 것이 사치로 들린다. 하루 2교대하면서 20일에 한번 휴무에 들어가지만 이것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게 일선의 하소연이다.


양쪽 소방파출소장이 공히 첫 번째로 꼽은 어려움이 인력난이다. 토요일의 화재사고 등에는 일반 공무원의 지원을 받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실시된 토요휴무제로 그나마도 어렵게 됐다.


두 번째로 꼽은 것이 장비난이다. 서천은 바다와 금강으로 둘러쌓인 곳으로 수면과 접한 연장길이가 65km나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장항·서천소방파출소 모두 구명보트는 물론 스킨스쿠버 장비하나 없다. 아니 장항파출소에는 보트가 있지만 10년이 넘은 것으로 이미 삭아서 여기저기 구멍 난 것이다.

이번 장포리 해양익사고자 인양작업에 조성호, 조귀룡 두 대원이 잠수활동을 했다. 그러나 이들이 사용한 장비는 그들 개인의 것이었다. 파출소에 장비가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기막힌 이야기이다.


기산 광암리 교통사고 사망자가 압착된 차량에 끼어있었으나 유압장비나 카터기 하나 없어 소방차 두 대가 양쪽에서 잡아당긴 일, 이 때 사용한 소방차들은 역시 12~14년 된 것들이라고 한다. 이게 대한민국 서천군에 설치된 두 소방파출소의 현주소이다.


군청은 민원실을 리모델링했고 그럭저럭 쓸만한 컴퓨터 관련 장비 교체에 2억원을 넘게 썼다. 대체 어느 게 우선인지, 늘 뒷전에 밀리는 소방예산을 잘 대변해 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집중력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소방예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현재 우리군에는 22개의 남·녀 의용소방대 68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의용소방대 관련, 재해보상 4천981만원, 자녀학자금 2천4십만원, 피복피 2천9백만원 등 출동수당 2억5천688만원 교육참석수당 등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소방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의 역할성이 어느 정도 인정은 되지만 장비가 없어 소방공무원들도 손 놓고 있는 현장에서 이들이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스스로 시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집중력있는 예산집행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우리군의 소방파출소의 상황은 즉각 군민들의 재난을 방조하는 행위와 진배없다. 또 사계절 관광을 부르짖은 덕에 매년 증가하고 있는 관광객들에 대한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일선의 하소연이며 현실이다.


2006년이면 ‘7차 소방력 보강 5개년계획’이 끝나고 2007년부터 8차 계획에 돌입한다. 다행히 두 소방파출소장과 행정이 한목소리로 소방서유치를 위해 총력을 펴고 있다. 장항이든 서천소방파출소든 간에 소방서로 승격되면 비인, 한산 출장소와 서면대기소 등의 파출소로 승격이 뒤따를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소방예산, 인력, 장비확보가 한꺼번에 해결된다.


그동안 소방서유치와 관련 두 도의원의 불협화음도 도마에 올랐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군, 각 의원, 군민의 화합된 힘으로 소방서를 유치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119소방대원들의 가슴 속 타는 불이 완전 진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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