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의 변덕
투표소의 변덕
  • 뉴스서천
  • 승인 2002.05.30 00:00
  • 호수 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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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일이 가까워 오고 있다. 각지역 출마자들은 표심잡기에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쯤이면 유권자들도 대부분 들어내놓고 말 할 처지는 아니더라도 일정후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호감을 갖기 시작하게 되는대 먼저 개인적인 차원에서 학연, 지연, 혈연 등을 대입하여 선호도를 결정하는 경향이 많다. 이 과정에서 3연(緣)이 완벽하게 중복되는 경우는 흔치않은 관계로 각 연이 우선 순위에서 서로 경합하는 갈등을 겪게 되고 자연스럽게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주저하게 되어 심지어는 지지자가 수차례 뒤바뀌는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3연의 어느 것과도 무관한 경우라 할지라도 불과 몇사람만 건너면 사돈의 몇촌 내지 친분이 있는 관계로 발전하거나 선거운동관계자의 간곡한 권고에 의하여 지지자가 결정되게 된다.
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경우와 객관적인 안목으로 후보자의 인품을 중시하는 경우는 비교적 자유롭게 일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후보자의 자질, 비젼을 검증하여 참일꾼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여야 대통령후보 국민 경선대회에서 보여 준 정치실험은 다소 불합리한 문제점들이 노출되기는 하였지만 나름대로 선거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여진다.
첫째, 각당의 총재가 그 직에서 사임함으로써 국회의원이 아무리 자기 소신껏 의정활동을 펼치려해도 공천권을 손아귀에 쥔 총재앞에서는 이른바 ‘고양이 앞의 …’ 꼴이 되는 불가분의 고리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둘째, 당권과 대권후보가 분리되어 선거비용이 비교적 투명해 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셋째, 이제는 당명을 쫓지 않고 정책중심의 소그룹연합형태로 변모해 가는 과정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넷째,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이 가능해져 국민위에 군림하는 종래의 악습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상당액의 기부금을 헌납하는 관례를 깸으로써 ‘본전뽑기’ 심리가 사르라드는 단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점들이 중앙정치에서 실현, 지방선거에 까지 파급됨으로써 국민들이 진정한 지역일꾼을 뽑는대 기여할 것으로 사료되며 이는 분명, 정치발전의 큰 획을 긋는 전환점으로 기록 될 것이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의 선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 조그만 인연에 얽매이지 말고 분명한 참일꾼을 골라야 할 것으로 믿는다.
노파심에서 덧붙인다면 우리 지역민은 소신껏 인물을 선택, 내심 어 후보에 한표를 행사할 것인가를 결정한 상황에서도 투표소 안에 들어서기만 하면 “아무래도 내 사람이지” 하고 변덕을 부리는, 즉 순식간에 팔을 안쪽으로 구부리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16대 총선 당시를 예로 들더라도 서천과 보령이 한 선거구로 통합되어 국회의원 1명을 선출하게 되었을 때 두 지역에서 지역민들의 특성인 “그래도” 하는 변덕이 투표소 안에서 여지없이 이뤄 진 결과가 나왔다.
이번 선거만은 진정으로 내 고장을 위해 봉사, 희생할 수 있는 비젼있고, 그러한 자질을 갖춘 인물을 골라서 망설이지 말고 팔을 쭉 펴고 자신있게 한표를 행사하는 풍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지용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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