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 순방 생산적인 ‘토론회’로
읍·면 순방 생산적인 ‘토론회’로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1.27 00:00
  • 호수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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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군수의 읍·면 연두순방이 시작됐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읍·면 순방에서 정책기획실이 준비한 군정계획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이 시간 동안 군수는 각 읍·면의 주요기관 및 읍·면장을 만나 관계자들을 위로하고 업무와 관련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서 읍·면장이 준비한 읍·면정 보고가 10분 정도 진행된다.

물론 행사에 초청된 주민들은 어려운 행정용어와 숫자들로 가득 채워진 군정설명을 듣기위해 30~40분씩 회의실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더구나 올해는 강화된 공직선거법 관련 규정 때문에 간단한 다과는 물론 설명 자료가 담긴 유인물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행사장 곳곳에서는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이 같은 방식의 읍·면 순방은 관선단체장 시절을 거쳐 민선3기가 끝나가는 현재까지도 그 기본골격의 변화 없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로 인해 매년 연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군수의 읍·면 순방이 제대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접근 방식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사전선거운동 금지 조항이 강화된 현재에도 주민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읍·면 순방을 강행해야 하는 속사정은 진정 무엇일까. 읍·면 유지들이야 신년교례회 때도 만나고 행사장 등에서 수시로 만나고 따로 인사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또 재정자립도 10% 미만 200억도 채 안 되는 서천군 살림 형편을 감안한다면 행사장에서 쏟아지는 주민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런 상황이니 주민들로부터 ‘맨 날 검토만 하냐’는 식의 항의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군수가 민원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순기능적 측면을 완전무시하자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행사장에서 제기되는 민원들이야 주민들과 보다 가까이에 있는 읍·면장이 모아서 보고해도 되는 문제 아닌가. 또 이동군수실도 있다.

지금은 사회 자원의 합리적 배분과 효율성이 강조되고 있는 참여자치시대이다. 행사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의 행정력 낭비, 주민불편 등을 감안한다면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읍·면 순방행사를 굳이 치러야 될 이유가 있다면 각종 숙원사업은 읍·면 또는 군의원 등을 통해 사전에 접수하고 주민과의 대화 시간에는 지역의 특정 현안에 대한 제안과 이에 대한 토론 등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서면의 주민축제활성화, 비인면의 위생매립장 문제 등 지역현안에 대한 특정 주제를 찾아 사전에 주민토론회를 준비 할 수 있다면 훨씬 생산적일 것 같다.

또 이에 따르는 사회적 긴장해소, 주민화합, 의사결정 구조의 다변화 등 토론회의 순기능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효과는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성과로 남을 수 있다.

변화를 추구하려는 당국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비효율과 과거 권위주의 냄새가 여전히 남아있는 읍·면 순방의 형식과 내용을 이제는 확실히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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