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축제 변해야 한다
모시축제 변해야 한다
  • 박노찬
  • 승인 2002.06.13 00:00
  • 호수 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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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의 대표적 축제인 한산모시문화제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다. 한산모시문화제는 모시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차원을 뛰어넘어 우리 지역의 역사와 전통성을 널리 알리고 주민화합을 꾀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축제다. 하지만 주민 대부분은 최근 몇 년간 축제를 지켜보며 “한산모시축제가 과연 지역축제로서 성공할 수 있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를 거듭할수록 모시문화제가 지역축제로서 성장하기보다는 주민들 사이에서조차 멀어져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관광객 유치나 지역경제에도 별다른 도움이 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축제의 경우 군측은 10만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특산물 판매에도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이를 거의 믿지 않는 눈치다. 그렇다면 지역축제에 대한 주민들의 이같은 냉소적인 반응은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원인은 군측이 문화관광부의 지원금에 의존하면서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체험형에 걸맞게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하지만 한산모시옷 패션쇼나 연예인 초청 등 메인 프로그램 대부분은 보여주기식으로 일관되고 있다. 이같은 보여주기식으로 일관되는 행사는 본래 지역문화를 발굴해 계승발전 시킨다는 지역축제 본래의 취지와는 너무나 동떨어지는데다가 관광객들에게도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매력을 상실시키는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군측 역시 문화관광부가 아무리 지원한다 하더라도 축제 뒷돈 대기가 버거워지는 폐단이 발생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은 그들 데로 행사준비에 지치고 힘든 데다가 민원마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마저 초래되고 있다. 더구나 주민화합의 장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관광객은 고사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조차 외면 당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전국적으로 지역축제를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각 지역이 축제를 유치하면서 고유한 특색을 사장시킨 채 관광객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형식적인 축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산모시문화제 역시 연례행사로 치부되는 축제로 전락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축제에 대한 주민여론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빨리 읽고 이를 계기로 ‘과연 우리고장 축제가 이대로 좋은가’를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한산모시문화제가 진정으로 주민들에게 인정받고 지역축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 행사의 계획, 준비, 운영, 평가에서 주민참여가 모두 배제되고 있는 시스템을 과감하게 탈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군 차원의 장기적인 마인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소 문제가 있고 실수가 있더라도 매년 이를 극복하며 주민 스스로 만들어 가는 축제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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