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은 황포돛배를 띄웠는데
부여군은 황포돛배를 띄웠는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10.05 00:00
  • 호수 3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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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 왕눈이와 연못에서 군림하는 왕 가물치의 딸인 왕눈이 여자친구와 몇몇은 이 연못을 급변하는 시류에 맞춰 많은 친구들이 돌아와서 같이 잘살도록 변화를 촉구하며 연못을 예쁘게 정리하고, 주변 숲도 가꾸자고 연못의 활동가들에게 얘기했다.

연못에서 오래 살아왔던 생물들은 ‘왜 잘살고 있는 연못을 들쑤셔 놓느냐고들, 왜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지냐’고 눈치하고, 핀잔하고, 수군거린다. 그래서 왕눈이 친구들이 물었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아무 냄새가 나지 않더냐’고.

그렇다. 그들은 아무런 냄새를 맡지 못했다. 아니 맡으면서도 자아도취에 빠져 기득권의 유리한 지지기반의 변화를 두려워한 것이다. 도시민, 출향인 등이 돌아와서 잘사는 선진화된 연못을 자갈치와 그 연못의 세력가들은 느끼지 못했고, 변화를 요구하는 시류를 외면했던 것이다. 왕눈이 연못의 주변 숲도 왕눈이 연못보다 나을게 없었던 것이 그들에게 위안거리가 있었다.

우리의 관료조직과 주변 관변단체, 봉사단체 등이 그렇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와 시간에 스스로의 역할과 가치들을 편승시키지 못하고, 주위의 분위기에 의해 역할과 가치 등이 장애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에 만족하고 서로 위안을 삼으며 지내왔을 것이다.

서천군에는 국민의 혈세로 지원받는 관변단체가 즐비하다. 이제라도 남들도 쓰는 눈먼 봉의 국민 혈세를 나도 좀 써보자는 철학(?)에서 벗어날 때가 지났다.

관료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타고 있는 차의 백미러를 통해 훨씬 뒤쳐져있는 자동차만 보는 것과 같다. 자기 차의 타이어가 펑크 나서 흔들리고 냉각기에서는 수증기가 뿜어져 나와도 모르고 뒤 따라오는 차까지 속도를 낼 수 없게 만든다. 이 부서진 고물자동차를 유지하기위하여 많은 비용을 들이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풀뿌리 지방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이와 관련된 관변단체의 모습이다.

이들은 서로 코드에 맞게 짜 맞춰져 공장처럼 가동되고, 혈세를 낭비하며 친목계 형태로 관리되고, 투표권에 의지하는 정치인들로부터 보호를 받고, 또한 표심을 이용하여 정치인들을 협박하는 형태로 서로에게 상처 주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

기업들이 속도경쟁을 벌이며 변화에 매진하는 동안 관료체제는 독점의 특혜를 누리며 보호를 받고, 변화하는 외부의 발목을 잡는 형태이다. 국민들은 강력하게 관료체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묵인할 뿐이다.

이를 극복치 못하는 때에는 충청남도에서조차 외면당하는 서천으로 남는다. 제2의 내포문화권, 이미 선수를 빼앗긴 금강문화권 개발사업처럼 주는 밥도 제대로 못 찾아 먹는 항상 꼴찌가 될 것이다.

부여는 황포돛배의 닻을 올렸다. 지난 20일 황포돛배의 진수식 소식이 부여군 홈페이지를 장식했다. 금강문화권과 내포문화권과 관련된 사업의 준비된 사전계획의 일부라 볼 수 있다.

금강역사문화 컨텐츠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서천군이 주변 군들에게 뒤질 일이 하나도 없다.

서천군의 대표들은 역사문화 자원을 얼마만큼이나 알고 또한 중앙정부의 역사문화콘텐츠 개발사업계획에 대비한 준비가 얼마만큼이나 되어있을까. 역량 있는 타 시군은 이미 중앙정부의 역사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의 정보를 파악하여 그에 대비하고 연관된 자체 사업계획을 세워 미리 준비하고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천군은 당초에 내포문화권사업에도 끼지 못했다. 신임도지사의 공약으로 뒤늦게 포함되어 5년 동안 서천군에 투자되는 예산이 대략 1,500억원정도 되는 걸로 짐작하는데 지난번 언론에 발표된 것을 보니 360억원 확정되었다. 그나마 노력한 사람들이 있어 얻은 결과지만 뒤늦게 그 공을 제 것으로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서천군과 군의회의 무감각 그리고 관련단체의 무관심과 자기역할 찾기를 스스로 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금강역사문화권사업의 중앙정부개발계획은 몇 달 전부터 준비하자는 촉구가 있어서 서천군의 유능한 분들도 이미 알고 있다. 금강줄기를 답사하며 아름다운 서해안과 연계한 역사문화자원을 찾아내야한다는 이들을 향한 역설은 메아리가 된 것이다.

조선시대 훌륭하신 목은 이색선생과 그의 아버지인 가정 이곡선생은 중국 원나라에서 국무총리벼슬까지 마다하신 자랑스러운 서천의 인물이다. 또한 석북 신광수 선생은 중국 당나라의 이백, 이태백 시인에 버금가는 훌륭한 시인이요, 문장가이며 조선시대 3대 여류시인의 임벽당 김씨의 유적과 독립운동가이며 교육가이신 이상재 선생이 있고, 조선시대의 한산팔경, 서천의 역사문화가 숨쉬고 있다.

서천의 기벌포는 해상교통로와 내륙과의 문물 교환지였고, 백제 수도의 교통로인 금강줄기는 서천의 기벌포가 관문이었다. 나당연합군과 싸움했던 격전지였다. 고려시대 최무선 장군 화포를 쏴댄 진포와, 서천의 나세 장군이 일본의 전함 500척을 물리친 곳이다. 이웃인 군산은 진포가 자기 것인양 진포비를 세워놓고 있는데 정작 진포 주인인 서천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오로지 행사장 악수 맨, 넥타이맨, 슈퍼우먼, 회장님, 관련학자 등의 독자행보, 관련단체의 무관심, 지역에서 활동한다하는 시민단체운동가 등등이 각자 윷놀이 판이었다. 지역 백성을 위하자는 간절한 일인데 어이해 외면을 하는지, 백성들하고 악수만 하면 표심이 작용하는 지…….

서천군과 타 시군의 능력은 무엇이 다른지, 왜 미리 준비를 못 하는지, 서천군의 역사문화자원이 있는지 없는지, 우리끼리는 왜 단합이 안 되는 지, 서천군은 관련된 관변단체 이용을 못하는 지, 관변단체들이 왜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지, 그리고 왜 서천군은 항상 충청남도와 아니 도지사와는 호환이 안되는 지, ……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서천의 앞바다에 일본의 전함 500척이 떠있는 서해대전을 상상해보자. 서천은 자랑스런 내포문화권의 중요지요, 금강역사문화권의 관문이었다.

이제는 경제적 발전은 자원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인재의 두뇌에 기대고 있다. 남의 것을 빼앗아 차지하는 게 더 이상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 혁신의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과 함께 머리를 맞댈 때 떠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 우리가 변해야 서천이 잘 살 수가 있다.


※이 글은 서천읍 사곡리에 거주하는 독자의 것으로 익명을 요구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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