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고향 어귀에 들면
꽃잎만한 설레임
그리운 이름들이 더러는 아파오고
묻어 둔 세월 한자락이
별빛으로 물든다
30년전, 동문다리 뽕밭 사잇길 끼고
울며 울며 매달리는 어린 것들 차마 떨치며
서울로 간 어머니, 도시로 간 어머니
그 눈물만큼이나 긴 장항역 새벽 기차소리
내 마음 울고 가고
뒤돌아보고 타이르며 내닫는 차창 너머로
자꾸만 하늘이 멀어 갔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움추린 동심(童心)에도
봄기운은 찾아와 따스했건만
잃어버린 고향의 품은 아니던 것을
오늘은 저 하늘에서 편안히 머물
어머니의 모습이 꿈 속에서나마 보고 싶다
김정숙 프로필
1957년 장항읍 송림리 출생
계간 ‘사계문학’ ‘충무문학’으로 작품활동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수상
현, 사계문학 사무국장
대표작 ‘고향’‘그리움’‘김포공항 분수대에서’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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