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8.08.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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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두 얼굴

의외로 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은여우털 외투 걸치고 보신탕 먹는 거 나무라는 여자, 환경변화 걱정하면서 남의 영업장 가서는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달라는 사람, 이 여름 참으로 미운 두 얼굴의 사람들입니다.

땡볕의 도로변 횡단보도에 서서 차량들 눈치 보면서 건널 때를 기다리는 사람을 상상해보시지요. 에어컨 잘 돌아가는 차에 탄 사람은 그 불쾌감 모르실 겁니다. 서천축협 앞이나 군청 사거리, 서천초와 신협 앞에서 자주 보는 풍경입니다. 횡단보도 앞 우선멈춤은 고사하고 보행자 위협하는 경음기나 울리지 말라지요. 고약한 운전자는 시동을 켠 채 횡단보도에 정차합니다. 일 보고 다시 차에 올랐을 때 시원하라고요. 반면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자동차 배기통에서 나오는 열기까지 쐬고 있는 사람은 어떨까요. 자신에게 오는 약간의 불편은 못 견디면서 타인에게 가는 피해는 나몰라라하는 두 얼굴의 이중인격자가 누군지 자문자답(自問自答)해보시지요.

 

둘. 나누기보다 더하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존경할 바 별로 없는 이승만 대통령이 말만은 명언을 남겼네요. 13개 읍·면 중에 공장이 제일 많은 장항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나뉘고 찢겨져서일 것입니다. 이럴 때 다수가 인정하는 올곧은 지도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민 대표 의원이란 사람들은 생색내기, 이권 챙기기 바쁘다지요.

뭐니 뭐니 해도 장항은 수산업이 기반입니다. 그 구심점인 수협, 조합장 잘못 세워서 손해 많이 봤네요. 이제 새로운 사람을 세웠습니다. 새 조합장은 내 사람, 네 사람 가리지 말고 어민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시기 바랍니다. 진정으로 자신들을 위하는 줄 알면 나뉘었던 마음들이 하나 하나 더해지게 돼 있지요. 여러 가지 일로 분도 내고 몸싸움도 했지만, 자연을 터전으로 사는 사람들의 바탕은 선한 법이니까요.

 

셋. 여름은…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 한 때 자랑스러운 말이었는데 지금은 콧방귀 뀌어집니다. 물질이 정신까지 지배해 돈이면 다인 세상이 됐습니다. 일 년 열두 달 가야 책 한권 안 읽는 국민들이 늘어가니 당연지사. 그러니 집에서 자녀들을 어찌 교양 있게 훈육(訓育)하겠는지요. 모든 부모의 꿈은 내 자식이 나보다 훌륭한 사람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돼서 기본적인 자녀교육조차 책임지지 못하니 일찍이 남의 손에 내맡겨 성적이나 올리자는 식입니다. 하여 요즘은 돈으로 성적을 만든다지요. 그런데 말이지요, 공부 잘해서 명문대 대기업 다니는 자녀 둔 부모들 많이 외롭답니다. 기본이 안 된 자식 둔 때문이지요. 가르치고자 하여도 뭘 알아야 가르치지요. 그것도 어려우면 미장원, 군청민원실, 복덕방, 금융기관에 널려 있는 신문쪼가리라도 읽으실 것을 권하는 바입니다. 여름은 더워서 움직임이 적은 계절이라 오히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계절이고, 같은 책을 읽은 가족은 대화가 풍성해 진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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