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8.09.29 16:14
  • 호수 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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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하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후 깊어진 하늘, 산들바람이 제법 구름을 가지고 장난을 치니 하늘 구경이 즐겁네요. 한참을 구경하다 보면, 부끄러운 자화상이 하나 둘 스치지요. 26일 장항읍체육대회가 있던 날의 하늘도 얼마나 좋던지요. 사람들의 수군거림, 언론의 질타 아랑곳없이 우리의 군수께서는 마을 천막을 돌며 악수공세이십니다. 영원한 우군일 것 같았던 어르신들의 2010년 지방선거 표심이 오세옥 도의원에게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들이고 보니 신경이 곤두서신 모양입니다. 이런 행사가 있는 날이면 으레 한나절이 지나도록 머무르는 일이 부쩍 많아지셨더군요.

이런 군수님을 보던 모 군의원 “우리도 행사장에서 인사를 나누지만, 사무실에 들어가면 기가 쏙 빠져 멍해져서 일을 할 수가 없는데, 군수는 늘 저러고 다니시니 일을 제대로 보실 수 있는지 심히 걱정된다” 하네요. 이 말을 들으니 집중력이 떨어져 군수님 눈치나 살피며 실적이나 높이자는 아부꾼들의 기획서에 덥석 도장을 찍었던 몇 가지 사례, 또 체육대회에 장항읍은 다른 읍·면들의 10배를 지원했다는데 알아봐야겠네요.

군수의 재선, 능력보다는 아들 같고 연인 같은 마음에 찍었다는 군민들이 많았답니다. 그러니 이제 그쯤 해두시는 게 어떠실지? 군수는 정치인도 연예인도 아니니 말이죠. 이제는 높아진 하늘을 우러러 보며 ‘우리가 바라는 서천’으로 이끌어 왔는지, 또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이끌어 갈지 그려보심이 어떨지. 민심(民心) 또한 천심(天心)이라 했으니.   

둘. 감사패

또 체육대회 이야긴데요, 어느 읍·면이나 행사 내용에 빠지지 않는 것이 감사패 전달입니다. 감사패(感謝牌), 고마운 마음을 패에 담아 전달하는 것인데 그 감사가 오직, 후원금 얼마가 기준인 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어느 면은 환경오염으로 지역갈등을 촉발시키고, 군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 소송 중인 업체에게 2백만원인가를 기부했다고 감사패를 주더니, 어느 면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모 장례식장 업주가 얼마를 내놨는지, “지역을 위해 헌신 봉사” 어쩌구 하면서 감사패를 주더군요. 박정희가 친일행적 모면하려고 이순신 장군 선양사업을 해댄 것과 다를 바 없는 기부행위에 불과하고 이해타산에 의한 기부임에도 불구하고 만인들이 모임 앞에서 극찬하며 감사패를 전달하는 모양새라니. 돈이 좋긴 좋지만, 누군가를 칭찬하고 고마워하는 기준이 돈이 다는 아닌데 말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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