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공금란
  • 승인 2009.01.12 15:48
  • 호수 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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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등록번호 제 2009-1호

이상재 선생은 우리 역사상 가장 한국인다운 인물로 뽑히신 위대하신 분입니다. 이런 선생에 대한 선양사업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서천인의 한사람으로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드디어 월남 이상재 선생 동상건립 모금운동과 관련해 도지사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등록번호 제 2009-1호>, 승인절차와 자격이 까다로워 어떤 군에서는 유사한 사업을 하려다 결국 불법으로 진행했답니다. 군 담당부서도 처음 해보는 업무라 시행착오가 많아서 부아가 나기도 해 승인을 받지 못하면 불법으로라도 추진할 각오였습니다.

다행히 이완구 도지사, 나소열 군수, 김태흠 전 충남도 부지사님, 송선규 도의원님 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성사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서천 군민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 것인데, 여러 모로 서천군민들의 역량을 믿습니다.

 
둘. 연목구어(緣木求魚)

중국 춘추전국 시대 양(위)나라의 혜왕이 전쟁에서 패하고 많은 땅을 빼앗긴 후 맹자께 이익을 챙길 조언을 구했답니다. 맹자께서“하필왈리(何必曰利)? 역유인의이이의(亦有仁義而已矣) -하필 이익만을 추구하느냐,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뿐이다”라고 답했구요.

<맹자 1편 양혜왕 章句>는 이렇게 시작하여 “이인여정(以刃與政)이 유이이호(有以異乎), 인자무적(仁者無敵)이라”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를 잘못해 죽이는 것이 다름이 있겠는가, 인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하고 “추은(推恩)이면 족이보사해(足以保四海). -은혜를 널리 펴나가면 사해(가진 것)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 했고, 그렇지 않으면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이 이야기를 대하니 모든 것을 경제논리(利)로만 접근하는 李정부와 12일자로 영전하고 승진하는 군 공무원들이 생각나네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들이 총칼로 아파한다면, 우리들은 폭력정치로 아파합니다. 선거판에서 표심을 잡으려거든 ‘推恩’ 하시길 소원합니다.


셋. <국회는 서천군 의회를 배우라>했었거늘…

“‘다리 놓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강이 없는데 어디다 다리를 놓습니까’라는 질문에 ‘강을 파면되는 되지 않겠느냐’라고 대답했다”는 자유당 시절의 황당한 일화를 소개하며 국산 태모시의 생산·공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기계화 추진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했던, 2004년 12월 노달래 의원의 예산심의를 다룬 기사의 제호가 <국회는 서천군 의회를 배우라>였습니다. 당시 군의회는 결과야 어쨌든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지요.

그러나 세대교체 변수와 지방자치 역사로 보아 기대에 찼던 5기 의회는 싱겁습니다. 시작은 하되 끝이 없고, 질의보다는 해당공무원을 치하하는 일에 시간을 더 많이 쓰고, 쟁점 사항은 회의장에서가 아닌 뒤 전에서 타협하고 있으니 말씀이지요. 선거가 임박하니 선거전에 가장 영향력이 큰 세력인 공직사회 눈치 보기가 더 심해질 거라 생각하니 걱정되네요.

툭하면 화합된 모습을 보인다며 선생님 구령에 맞춰 움직이는 유치원생처럼 일사천리 의결하십니다. 하여 지금은 차라리, 집행부나 다른 의원의 뜻이 잘 못됐다고 판단되면 국회처럼 치고받고 싸우기라도 했으면 좋을 지경이네요. 눈치보기 그만하고 소신껏 일하시라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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