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공금란의 맛없는 시사요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4.13 12:08
  • 호수 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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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물

한 방송의 정수기 오염에 관한 보도물을 시청한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사무실의 정수기를 뜯어 봤네요. 다행이 깨끗하더군요. 맘 같아선 밥 먹으러 다니는 식당들 정수기마다 뜯어보고 싶은 맘 굴뚝같지만, 권리가 없으니 꺼림칙하네요. 자구책으로 물병 뚜껑을 열어보곤 하는데 많은 곳에서 홈에 때가 끼었거나 심하면 붉은 곰팡이 같이 보이더군요. 식당에 가면서 물을 사들고 가자니 그렇고 완전 난감.

이런 심경을 얘기 했더니 어떤 이 왈 “말도 마슈, 어디는 냉장시설마다 바퀴벌레 알이 쩌러 붙어서 토치카로 태워야 할 정도래유” 이거 참, 소름 돋는군요. 군청의 위생담당계 직원들이 다 점검하려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겠지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소비자인 우리들이 잘 살펴서 식당주인에게 개선을 요청하고 안 하면 위생 점검 받게 한다고 협박이라도 해야 하는데 아는 처지에 그럴 수도 없고 또 난감.  


둘. 유권자들을 물로 보시나?

지난 2일 충청지역언론연합회(뉴스서천 등 각 도내 시·군 각 1개사)의 4.29 도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 토론회를 지켜보는데 뚜껑이 달싹달싹. 교육감의 덕목이 뭐냐 물으니, 무조건 “학생들의 실력과 인성교육 시키는 사람, 경험자 나 ***입니다” 덕목과 역할도 구분 못하시는지? 초지일관 ‘경험자 ***’을 연발하시고. 얼마 전까지 현직에 계셨던 분은 현 충남교육의 혼란 책임을 물으니, 일선 교육가족 모두의 책임이지 꼭 교육감과 자신의 책임만은 아니라시고. 교육감 돼서도 문제가 생기면 남의 탓이나 하실 건지 묻고 싶었는데 시간을 주지 않아 아쉬웠고요.

토론 한번으로 그들의 속내를 알리오만, 지켜본 소감은 이렇습니다. 말 주변으로 보나, 그간의 경력으로보나 모두 기본 실력은 있구요. 단지, 실력을 사리사욕 없이 오직 교육자적 양심으로 백년대계(百年大計) 인재육성에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것. 헌데 권력에 눈멀어 있는 꼴이 눈에 선하니, 십중팔구 교육감 선거에 관심도 없고 당선 유력자에 빌붙는 교육계 인사들을 물로 보고 있다는 생각.


셋. 대형사고

지난주 본지에 소문난 술 회사가 ‘소곡주’를 전통주 복원사업으로 시중에 선보인다 했습죠. 그 소곡주 분석결과 인위적으로 과당을 첨가했다는 얘기. 또 인지도 높은 소곡주의 명성을 날로 드시려는 자본의 얄궂은 상술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요. 더욱이 그 회사가 소곡주 백만병을 판들 서천에 무슨 유익이 있으리오. 진위를 더 알아봐야겠지만, 널리 알려졌다는 것에 고무되어 핵심을 놓친 보도가 되고 말았지요. 편집국에서 요청하지 않는 한 관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발행인으로서 매우 당혹스럽고 송구하네요.

이 황당한 일은 수습할 길이 있어 다행이지만, 아이들 교육문제는 한번 어긋나면 개인의 일생과 국가의 미래에 걸림돌이 되는 법. 보아하니 정치계와 전직 교육계인사들께서 학연, 조직의 연 따위로 4·29 도교육감 선거판에 끼어든 모양입니다. 여보세요, 어르신님들~ 교육에 정치가 개입되면 못써요. 비리경력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이번엔 몇 달 만에 하차시키시려고요?  이제 승진 따위에 연연할 필요도 없으시니 이름에 먹칠하시지 마시고 차라리 침묵하심이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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