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의 지방자치 나들이 <2>
미청의 지방자치 나들이 <2>
  • 뉴스서천
  • 승인 2002.09.26 00:00
  • 호수 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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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군정 열린 군정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염원 속에 나소열 집행부가 들어 선지 석 달이 되어 갑니다. 자민련 텃밭 충남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세운 유일한 지역에서 절대적 지지보다는 “비판적지지” 속에서 선택된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때문에 신임 군수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주목할 만한 것이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열린 군수실’입니다. 실무진들을 참석시켜 직접 답을 들을 수도 있고 여의 치 못한 것은 차후 공문을 발송해 처리사항을 통보해 주는 반가운 제도입니다. 그러나 직접 이 제도를 이용해 본 저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 11일 의회 방청을 하던 도중 답답한 일이 있어 마침 진행 중인 ‘열린 군수실’을 찾았습니다. 두 가지를 건의했는데, 그중 하나가 의회에 상정한 추가경정예산안 자료의 외부유출 금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후 공문으로 통보 받은 내용은 이렇습니다.
“금년도 추경예산(안)은 군의회에서 심의 중에 있어 이직 확정되지 아니한 사항으로 서류의 외부 유출을 제한하였으며 누구나 공개를 요구할 경우 열람을 허용하였습니다. 또한 군의회 예산안 심의를 방청하는 분들을 위하여 상임위원회 심의장에 열람용으로 예산(안)을 비치하였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고 건의한 터라 실망이 켰습니다. 첫째 기예산안 심의 때에는 자료를 배포하였는데 이번에는 왜 꺼리는지, 둘째 예산담당 자는 필사는 되지만 복사는 안 된다고 하니 그 차이가 무엇인지, 셋째 모든 주민이 방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참석자가 방대한 자료를 한번 보는 것으로 주민의 알권리가 충족 될 수 있는지, 넷째 시민단체의 역할이란 게 사전에 문제를 파악하여 저지하는 데 있는 것인데 그걸 막는 건 아닌지 입니다. 열린 군정을 표방하는 마당에 자료 공개를 극히 제안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시집살이 해본 사람이 더 시집살이시킨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실제로 김영삼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군사정권 때 보다 더 많은 민주운동 가들이 연행되고 투옥되는 일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저는 나소열 군수에게 물었습니다. 군수의 뜻인지 아니면 하부조직의 지나친 충성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의회 방청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일을 보게 됩니다. 의원들과 예산안을 올린 담당공무원들과의 입씨름입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보는 국회의원들이 행정부 담당자를 불러 놓고 호되게 꾸지람하는 일 같은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주민으로서 의회가 든든해 보이기도 합니다. 108회 군의회 상임위에서는 민간인의 방청을 허락하지 안아 이런 장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예산안 심의는 상임위원장이 개회선언을 한 다음 행정담당 실과장의 설명을 듣습니다. 그 다음 산회를 선포하고 의원들이 예산안에 대하여 조목조목 따지는 “계수조정”이란 것을 합니다. 이 자리에서 더하고 빼며 가부가 결정됩니다. 필요하면 담당 공무원을 불러 묻기도 하며 불필요한 예산집행이 가려져야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시민단체에서는 기를 쓰고 방청하려 합니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재량으로 되어있는 방청을 불허했습니다. 지난 3기 의회 때 주민민간인 방청을 허락해 예산안 심의가 잘못 되었으므로 불허 방침을 결의했다는 뒷말을 듣고 나니 씁쓸한 맘입니다. 군의원은 읍 면 주민들의 대표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열린 행정에 역행하는 의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 어찌 해석해야 옳을지 모르겠습니다. 겉으로 나타나는 군청의 새로운 기운을 내면에서도 보길 바래봅니다.

공금란/ 마산면 이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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