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차원에서 많은 단체와 언론기관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홍보에 열을 올릴 것이다. 세계에서도 손가락에 꼽힐 만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며 데이터까지 들먹이면서 전등을 끈다든지 온도조절기를 낮추거나 승용차 10부제 및 자동차 함께 타기 등의 운동을 장려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에너지 위기의 문제는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도 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빈약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태양열, 풍력 같은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와 성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달성될 수 있는 실질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만큼의 에너지만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 쏟는 많은 서민들의 고통은 상상을 넘어선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대형차를 타던 사람이 소형차를 탄다거나 겨울철에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내복을 입는 일은 거의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고 이러한 노력을 오랜 기간 계속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어려움을 수반하는 일로 모자람이 없을 테니 말이다.
물론 에너지 비용이 늘어나면 당장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범국민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경제적 유인책도 등장할 것이고, 단열재 사용에 대한 세금 감면이나 가솔린 등의 연료에 대한 누진세 등을 강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리라고 여겨지지도 않는다. 결국 문제는 효율성 향상이 아닐까 싶다.
같은 연료를 사용하더라도 효율이 높은 엔진이 결국에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요, 더 나아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화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은 25∼35%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산업에서 낭비하는 전력량이 전체의 4분의 3이라는 말과 같다. 이런 모든 에너지 낭비구조는 국가 정책의 마인드 부재에서 나온 결과이다. 에너지 효율 증대를 연구하는 비용은 핵발전소 건설비용의 0.05%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고효율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에도 인색했던 것이다.
미국은 이미 1975년 에너지보호법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승용차를 생산토록 하는 법 제도를 마련하였다. 냉·온방 효율을 위한 성능 기준을 설정하는 법안도 그 즈음 마련하였다. 이렇게 하나 하나 반강제적으로나마 개발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었기에 일찍부터 기술의 발전을 꾀할 수 있었고 결국에는 경제적으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비록 출발이 어려웠고 늦었다 할지라도 미국이나 독일, 또는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지혜마저 받아들이길 거부한다면 그것은 지탄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더 나은 생활은 생산과 폐기경제에서 수리, 수선 경제로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경영 마인드의 성숙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효율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에너지 자원빈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양원준/ 한밭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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