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의 지방자치 나들이 <3>
미청의 지방자치 나들이 <3>
  • 뉴스서천
  • 승인 2002.10.10 00:00
  • 호수 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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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부재의 서천
모 드라마의 대사 중에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많이 공감하며 장사뿐 아니라 오랜 세월을 살진 않았지만, 불혹의 나이인 지금 사람이 무엇보다 귀하며 인생 자체가 사람을 남기는 게 아닐까 합니다.
남편의 사업관계로 강원도 횡성군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러 면에서 새로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구 4만 5천 여명으로 군세가 작고 풍광이 수려한 여타의 강원도 지역에 비해 현저히 처지는 자연 조건, 돈 나올 데라고는 담배세가 가장 많이 차지할 정도로 빈약한데, 도로나 친환경으로 개발된 생활 환경, 군청사의 외부 허름하기는 서천군과 비슷한데 내부를 보니 현관부터 별 세 개 정도의 호텔 수준이었습니다. 가깝게는 인구 4만 5천 정도의 청양군에 대학이 들어섰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통상적인 견해를 배제하더라도 분명 차이는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적 자원에 있다는 결론밖에는 없습니다. 우리 서천군의 전문인 부재가 낳은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전문인 부재라는 말은 전문가가 아예 없다는 것과 있어도 활용하지 못한 다는 것을 포함한 말입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고 있다니까 평소 존경하는 박경수 선생께서 꼭 한마디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전문가가 있어도 활용하지 않고 도와주려 해도 귀찮아하는 것이 역력하다는 말씀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한산 모시문화제』는 쓰여지는 경비에 비해 그 효과가 미약한 듯합니다. 억지로 모시를 부각시키는 모시 옷 패션 쇼와 일부 모시판매대를 제외하면 과연 모시 문화제라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춘장대 해수욕장 개발이나 서천군 체육공원, 금강하구둑 관광단지 등 전반적인 문화관광지 개발과 운영에 전문성 부재가 나타납니다. 요즘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하는 추세입니다. 틈새 개발이란 말이 맞을 겁니다. 나무들이 있으면 그 나무들 사이에, 바위나 냇물이 있으면 그 사이에 시설물을 접목시키는 게 기본입니다. 무작정 중장비를 투입해서 부지를 확보하는 방식은 21세기에선 배제되는 공사원칙입니다. 이점에서 신성리 갈대밭의 광범위한 산책로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은 좁은 안목과 전문적인 식견 부족이라는 것과 사업비 확보능력의 저조 외에 설명 방법이 없습니다. 광역단체나 정부를 상대로 사업비를 확보하는 전문가 또한 육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하나 결정적인 예가 군사육교문제입니다. 확정된 도로가 수로인 줄 알았다는 군 담당자의 답변은 군민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전문인 부재는! 행정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닙니다. 민간 단체들도 실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잘못된 행정에 대하여 인지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분석과 대안을 제시할 만한 전문인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문제를 제기해 놓고 흐지부지 끝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런 일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당부분 능력 있는 공무원 자원을 육성해야 하고,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출향인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 또한 방편입니다. 무엇보다 군민의 참여의식에 호소합니다. 저는 지난 주 뉴스서천에 “에너지 절약의 전환”이란 제목의 양원준 군의 글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이제 대학생인데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잠재된 인재들의 의견이 적극 행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서천군 발전을 위한 군민제안을 받은 일은 치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족한 것은 부끄러움이 아닙니다. 부족함을 감추고 채우려하지 않는 부질없는 자존심이야말로 부끄러움입니다.
공금란/마산면 이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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