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의 지방자치 나들이 <4>
미청의 지방자치 나들이 <4>
  • 뉴스서천
  • 승인 2002.10.17 00:00
  • 호수 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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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에 따른 소지역주의
부산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전에 없이 들떴습니다. 북한 선수단의 참여, 대규모의 응원단과 그들을 싣고 온 만경봉호가 부산 앞 바다에 떠 있다는 사실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남북여자 축구대결에서 응원단들이 외친 함성은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를 보는 것과는 참으로 다른 마음을 갖게 합니다. 반쪽 한반도마저 영호남으로 나눠 놓고 뚜렷한 정책 대결이 아닌 인물하나를 앞세워 그의 고향을 놓고 대결 구도로 가져가는 그들이 밉기까지 합니다. 주인 된 백성들은 객관적인 판단으로 진정 국가발전 차원에서 어떤 결론을 내려야만 합니다.
우리나라는 헌법 전문에서부터 민주주의라 천명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백성이 주인이며 이 백성들이 참여하는 것을 참여민주주의라 합니다. 참여민주주의의 기본이며 대표 적인 제도가 선거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선거를 통해 대통령 1 명, 국회의원 273명, 시·도의원 682명, 지방단체장 246명, 기초의원 3,485명의 엄청난 인물을 선출합니다. 이로서 국가 기관을 구성하고 권력기관에 민주주의 정당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주민의 권리를 신탁하므로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조정되는 것이 선거구입니다.
서천은 국회의원 선거의 단일 선거구가 아니므로 서천출신의 아주 괜찮은 인물이 출마해도 당선되기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모든 선거에서 지역 감정에 의한 선거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호남과 영남으로 대표되는 지역감정은 1971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와 대결하던 박정희 후보측의 영남 지역 연설에서 “호남 사람에게 대통령을 넘겨야 하겠습니까?”라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줄타기하는 김종필씨의 “충청도핫바지”논으로 충청권까지 가세하는 분위기입니다. 남북통일을 넘어 세계는 하나라고 외치는 21세기에 지역감정이란 것이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특히 이런 악습은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선거구별 또는 인물의 출신 지역별로 감정의 골이 깊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초의회 의원 선거는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사는, 말 그대로 동네 선거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산 면이 상부와 하부로 갈려 있는 것처럼 타 읍·면도 그런 경향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런 경향은 선거 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천군 의회를 모니터 하면서 안타까운 일로 여겨진 것은 <장항여성회관> 건립과 운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서천 읍이나 장항 읍은 분명 서천군에 속해 있지만, 두 도의원을 선출하는 동·서부 선거구를 중심으로 갈려있는 서천의 마음을 읽는 듯했습니다. 또 그곳에 전산교육시설을 해야겠다고 예산을 상정한 것에 대해 현재 사장되어 가는 기관들의 시설을 이용하는 게 어떠냐는 말에 장항에서 서천을 어떻게 오느냐는 말, 또 군사육교 문제로 군민 궐기대회에 필요한 플래카드를 장항 모 광고사가 저렴하니 거기서 하자는 말에 왜 서천을 두고 장항에서 하느냐는 모 의원의 말에 할말을 잊었습니다.
저의 지인들은 서천에서 제일 높은 것은 천방산이 아니라 홍덕리 고개라는 말들을 종종 합니다. 서천군은 13개 읍·면이 존재합니다. 왜 유독 서천 읍과 장항 읍은 화합하지 못하며, 두 지역 출신으로 대변되는 도의원마저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각성해주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인구 7만 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는 빈약한 서천은 분열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공금란/마산면 이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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