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을 비는 대보름의 민속
풍년을 비는 대보름의 민속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0.02.22 13:32
  • 호수 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형 주 민속학자

정월 15일을 대보름. 또는 상원절(上元節)이라고 한다.

상원이란 말은 음양.복서(卜筮) 등 길흉을 점치는 분들이 말하는 180년을 일주(一周)로 하는 제1갑자를 말하는 것으로 정월 대보름의 별칭이기도 하다.

중원(中元)이 7월 15일 백중날(百中)이고 하원(下元)은 4월 15일 또는 10월 15일이다.

우리 민속에서 정월 대보름은 추석과 설날 다음으로 큰 명절이다.

입춘절과 거의 맞물려 봄기운이 시작되어서인지 원소절(元宵節)이라고도 하고 속칭으로 여자들 설날이라고도 하며 우리 민속에서는 이때에 풍농신앙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설날부터 시작되는 여러 가지 민속이나 그에 따르는 놀이는 대보름날에 절정을 이루고는 일단 끝나고는 월령적(月令的)인 세시풍속으로 이어진다.

이는 새해 들어 첫 번째로 지모(地母)의 신이요 생산의 신이며 풍요, 풍년의 신인 달님이 점점 커져 이날로 절정을 이루어서 만월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풍요의 신이 가장 커지는 마지막 날인 열 나흗날부터는 농사일이 시작되는 시발적(始發的)인 행사들이 행하여진 것이다.

이날 해뜨기 전 새벽에 일어나 거름 한 지게를 져다 논에 뿌려놓는 것이 그것인데 이는 이제 농사일이 시작됨을 신명에게 알림이요 올해도 풍년이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리고 보름날 새벽에 행하는 대불피우기의 준비를 한다.  대불피우기는 대나무 토막을 모아 태우는 것으로 대나무가 없으면 아주까릿대, 깻대, 망가진 대빗자루 등을 마당 가온대에 모아놓았다가 대보름날 새벽에 태운다.

이를 “폭죽(爆竹)태우기”라 하는데 이때 댓불이 타면서 툭탁 툭탁 터지는 요란한 소리에 놀란 마을안의 온갖 사악한 잡귀나. 병마, 역신 등이 멀리 달아난다고 믿는다.

거의 같은 시간에 온 마을의 집집마다에서 요란하게 터지는 폭죽소리는 마을의 진경제액(進慶除厄)을 축원하는 축포와도 같아서 온 마을이 안온한 분위기에 감싸인다.

대밭이 있는 집에서는 대를 베어 몇 토막씩 여러 집에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댓불을 피울 때 백지로 집안 식구들의 등거리 옷을 만들어 거기에 이름과 새년월일을  쓰고 “삼재팔란(三災八難). 속거천리(速去千里)”라 써서 초저녁부터 입고 있다가 대불 피울 때 함께 태우면 그해엔 모든 재액도 함께 타버린다 하여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이 액막이 등거리를 입혔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