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
  • 양선숙 칼럼위원
  • 승인 2011.01.15 00:36
  • 호수 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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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선숙 칼럼위원
우리는 하루에도 셀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무엇을 입고 출근할지부터 시작해 점심식사 메뉴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처녀총각들은 자신의 배우자가 누구일지, 과연 어느 곳에 투자를 해야 성공하는 재테크가 될 것인지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그 선택이 대상을 보는 순간 결정하는 손쉬운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느 것을 택해야 할지 가늠이 안가 오래 고민하기도 한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취업과 대학진학을 놓고 고민해야 했다. 결국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캠퍼스에 대한 동경을 접고 공무원의 길로 사회생활에 발을 내딛으며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첫 번째 선택을 했다. 그 이후로 5년 동안 공무원생활을 했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른 직업을 향한 새로운 선택을 해야만 했다.

‘선택과 집중’은 기업 경영의 핵심전략의 전문용어이나 최근에는 일상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계획을 세우고 추진함에 있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혹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노동시간과, 두뇌의 힘과 체력을 한 곳에 집중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어느 저자가 “선택은 ‘아인슈타인’처럼, 집중은 ‘포레스트 검프’처럼 하라”고 말했다. 이 말을 다시 표현하면 “선택은 천재처럼, 집중은 바보처럼”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해서 최고의 선택을 하되, 선택한 것에 있어서는 세상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것처럼 집중해야 한다.

포레스트 검프는 ‘윈스턴 그룸’이 1986년에 출판한 소설속의 가상 인물이다. 지능지수 75로 사람들로부터 바보 취급을 받지만, ‘넌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어머니의 전폭적인 지지와 긍정적인 사고로 양육을 받은 포레스트는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선택은 신(神)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인간의 선택이 아닌 신이 결정해준 운명론만이 우리에게 있다면 이보다 슬픈 일은 없다.
마크 로마넥 감독의 작품, 영화 ‘Never Let me go-나를 보내지마(2010)’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키 위해 자신 몸 속의 장기들을 기증하고 죽어야만 하는 복제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간과 똑같은 희노애락의 감정을 갖고 사랑과 삶에 대한 연장을 원하지만 아무런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은 채, 목적을 향한 도구로만 쓰여지다 사라지게 된다. 비록 복제인간에 대한 공상과학 이야기지만 이 영화를 보며 매순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생각한다.

연말이 지나고 새해를 맞았다. 나는 올해 어떤 일을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지 마음을 기울여본다. 수많은 생각들이 ‘저요, 저요’하며 손을 내밀며 아우성이다. 인생의 큰 그림을 향해 올 한 해 어떤 조각을 채색하며 채워가야 할지 생각할 때다.

올해 나는 직장인으로서는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지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우선으로 하고 싶다.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서는 살림을 잘하는 아내로,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적게 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이 외에도 두어 가지 목표가 있지만 생략한다)

선택도 어렵지만 집중은 더 어렵다. 포레스트 검프처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 자신과 싸우며 집중한다면 아마도 2011년은 멋진 한 해가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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