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이 부른 ‘귀향곡’-박태헌씨
효심이 부른 ‘귀향곡’-박태헌씨
  • 유승길 기자
  • 승인 2011.02.12 14:02
  • 호수 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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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울마을의 동네 효자 박태헌씨

노부모 공양을 위해 귀향한 아들이 고향 마을에 정착해 지역사회 봉사에 나서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박태헌(64세)씨는 일찍이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대부분의 청춘을 보낸 도시인이다.


박씨는 서천군 판교면 흥림리(띠울마을)에서 9남매의 둘째아들로 태어나 판교초등학교와 서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간 후 48여년간을 학업과 직장생활에 전념했으며 아들 3형제를 건강하게 키워 내는 등 성공한 직장인으로 살아왔다.


평소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박씨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바쁜 일정에도 매달 1회이상은 부모(아버지 박동진·91세, 어머니 유순·93세)를 방문하고 안부를 확인해왔으며, 특히 8년전부터는 고령의 부모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매일 전화를 거르지 않는 등 지극한 효심을 보여왔다.


“2년전인 2009년 1월에 90세로 고령이신 아버님이 시골 안마당에서 넘어져 고관절 골절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쳤으나 고령이신데다 급성세균감염 등 합병증으로 생사기로를 겪으셨죠.”
결과적으로 아버지 박동진옹의 부상과 입원은 태헌씨가 귀향하게 된 계기가 됐다.


5개월의 병원생활에 지친 박씨의 아버지는 매번 간호할 때마다 시골로 가자고 요구했으며 박씨는  1~2개월 정도만 시골에서 간호할 작정으로 회사를 휴직, 2009년 6월 잠시 고향에 머물렀다.
그러나 극진한 간호 끝에 아버지의 병세가 호전되면서 박씨는 중대 결심을 하게 된다. 23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예 귀향을 택한 것.


“간호 때문에 외출도 못하고 답답하던 차에 주변을 둘러보게 됐고, 너무 좋은 환경에 반해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가꿔야겠다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박씨는 지난 해 서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서천군농업대학 농업경영비지니스과정을 수료했다. 내 지역 바로알기와 경영마인드 함양 등 본격적인 농촌 체험마을 조성 준비에 나선 것이다.
“저는 48년간 고향을 떠나 있었던 사정으로 농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나 우선 마을봉사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박씨와 마을 이장 및 주민들의 관심으로 띠울마을의 ‘반송정 고택체험마을조성사업’은 지난 해 10월 행정자치부 역사보존마을가꾸기 공모에 응해 자립형공동사업으로 확정됐다.
이 사업은 2월말까지 1차 사업이 완공되며 박씨가족이 실제로 살고 있고 140여년전에 지어진 고택 ‘반송정’을 중심으로 민박, 대나무공예 체험 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흥림저수지에서 잡아 올려 조리한 붕어찜과 판교면특산품으로 알려진 도토리묵 등을 맛볼 수 있는 맛집도 들어선다.
“어릴때는 부모님한테 의지했지만 이제는 부모님이 나한테 평생의지하고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을 가꾸기사업도 원만히 추진됐으면 좋겠구요”


효심으로 고향을 찾았다가 농촌사랑에 빠진 그의 아름다운 ‘歸鄕曲’이 시골 정서와 함께 어우러져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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