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테마파크 조성사업 전면 재검토 해야…
스포츠테마파크 조성사업 전면 재검토 해야…
  • 공금란 발행인
  • 승인 2011.03.05 02:16
  • 호수 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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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인 칼럼

필자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서천시민토론모임’이란 것이 있습니다. 매월 서천군의 현안을 한  가지를 주제로 선정하여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 구성원들은 전 도·군의원과 지역의 오피니언리더 11명입니다.지난 2월 말에 있었던 토론 주제는 ‘서천스포츠 테마파크 조성사업-이하 스포츠 테마파크’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서천군이 2013년 도민체전유치와 서천스포츠복지사회 구현,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마서 옥산(옛 공설운동장 및 건양대 유치부지)에 종합운동장과 국민체육센터, 생활체육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에 다목적운동장, 게이트볼, 풋살, 족구, 농구을 비롯해 피크닉장, 공연장, 어린이놀이터, 이벤트광장 등 스포츠와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데 그 예산이 220억원으로 돼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결같이 “이 사업은 전면 재검토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토론에서 언급된 재검토 근거는 먼저 주민여론조사 과정과 결과 수렴이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여론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고작 176명이며, 일반 주민들 쉽게 접근할 수 없어 특정인들만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군청누리집 여론조사의 경우 노장년층이 애초에 배제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굳이 이 여론조사를 인정한다 해도 서천군민 50% 이상이 즐겨하는 운동으로 ‘달리기와 걷기’라는 점에서 여론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둘째, 220억원이라는 사업비 산정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길산천 복원교량 사업의 당초 예산은 30여여억원이었지만 최종적으로 50여억원이 들어간 것처럼 그동안 서천군이 시행한 토목건설 사업의 최초 공사비는 관례적으로 축소시켜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식이었고, 스포츠테마파크 사업 또한 그렇다는 점입니다.
이는 5대 군의회 심의과정에서도 제기된 문제이며, 6대의회에서도 제기된 바 입니다. 기반시설 사업비(약200~300억원 예상)가 빠졌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서천군의 향후 운영관리비의 허술한 산정입니다.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타 지역 스포츠 시설의 활용도 및 관리예산 확보 어려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나소열 군수는 의회 심의과정에서 연간 1억3천만원의 적자충당은 군민 건강을 위해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관리비의 70%를 임대수입 등의 사용자부담으로 충당하고 부족한 부분을 말합니다. 기존에 체육시설을 확보하고 있는 지자체들도 이와 같은 논리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을 뿐 아니라 숙박시설 등 배후시설이 갖춰지지 못한 서천군에서는 더욱 타당성이 없는 주장이라는 것입니다.
덧붙여 군수의 이런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군의회의 심의의 허술함 입니다. 당시 회의록(총무위원회, 위원장 조순희)을 보면, 현 군의회 의장인 강신훈 의원도 부정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특히 이상만의원의 경우 조목조목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후 산회를 선포한 뒤에 “산회시 논의한 바대로 의결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결국 공론으로 결정돼야 할 중요사안의 논의가 회의록에 기록도 안 되도록 밀실에서 이뤄진 예라 하겠습니다. 결국 예결위원회(위원장 황배원)에서도 군수가 제출한 원안대로 의결이 이뤄지는데 이 때 이상만 의원이 소수의견으로 반대한다는 것을 회의록에 남겨달라고 요청하는 선에서 예산이 확정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스포츠테마파크 사업 예산은 220억원의 배가 들어가는데, 서천군의 말대로라도 확보된 국비와 도비를 제외한 나머지 서천군 자체예산으로 조성비는 물론, 운영비 감당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욱이 국비는 순수 국비보조도 아니고 균특예산이란 점도 불안한 요소입니다.
도내 종합운동장을 갖추지 못한 곳은 연기군과 서천군으로 연기군은 세종시로 인해 곧 확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천군만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능력이 안 되는데도 만들어 놓고 빚에 시달리는 것이 옳은 일인지는 더 고민해야 할 일입니다.
나아가 각 읍면, 학교시설 등과 연계한 분산조성 방법 등 현실적이고 활용도 높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입니다.
도민체전을 열겠다는 2013년에 서천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군수나 대부분 그 직을 떠나있을 담당공무원과 의원들이 밀어부칠 일이 아닐 것입니다.
벼농사 흉년, 구제역 여파, 김양식장 전멸, 생활물가 급등, 이에 따른 지역 상권의 불경기……, 서천군민들의 살림살이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힘든 것을 감수하고라도 꼭 해야할 일이라면 해야겠지만 팍팍한 살림살이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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