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 시절 환경운동 출신의 이치범 환경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정부 부처 내에서 파수꾼 역할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는 각 부처의 개발사업에서 환경문제를 두고 대립이 심함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비친다.
이 무렵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를 통합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었으나 국민의 여론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고 이명박 정권이 되어서도 ‘정권의 들러리’ 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살아남았다.
군 행정이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환경문제에서 자유로운 분야는 거의 없다. 이러한 분야를 관장하는 부서가 군청 내의 환경보호과이다. 더구나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를 군정 목표로 두고 있는 서천군에서는 중앙정부의 환경부에 해당하는 환경보호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환경보호과에 신임 과장이 충남도청에서 부임해 왔다.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각종 개발사업이 산적해 있는 서천에서 이 고장 출신이 아닌 인사가 책임자로 부임해 와서 서천의 미래를 좌우할 행정을 소신있게 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적당히 임기 때우고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갯벌과 관련한 연안정비사업, (옛)제련소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와 토양오염, 군산복합화력발전소의 온배수, 더구나 최근 한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폐플라스틱고형화연료소각사업 등 굵직한 사안들이 있는 서천에서 신임 과장이 진 짐은 막중하다. 이러한 사안들을 두고 소신 있게 일을 추진하려면 이 지역 출신이 책임을 맡아 먼 앞날을 내다보면서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경문제를 두고 적당한 타협이나 특별한 정책의 필요성이 별로 없다. 이미 정한 약속을 원칙대로 지켜 나가면 되는 것이다. 새로 부임한 환경보호과장은 이러한 점에 유념하여 일해 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