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행사, 교육지원청이 나서야
어린이날 행사, 교육지원청이 나서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1.04.09 01:43
  • 호수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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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북, 전교조를 위한 변명 -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만 해도 좋은 분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좋은 단체들은 별로 없나 봅니다. 온 나라로 보나, 지역사회를 보나 칭찬 받는 단체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환경 단체나 봉사 단체, 심지어 종교 단체들까지도 예외가 아닐 정도입니다. 단체로 움직이는 것은 모두 나쁜 것이라고 먹칠하는 허깨비가 우리들 안에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 반대만 일삼고 늘 불법을 저지른다고 동네북처럼 얻어맞은 전교조야 말해 뭐하겠습니까? 지난 4월 4일자 『뉴스서천』의 기사 “외면 받는 ‘어린이날’ 행사 넘쳐나는 ‘그들만의’ 행사”를 보며 ‘동네북’ 을 위한 변명을 좀 하고, 어린이날 행사를 위한 제안을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른 곳은 90년대부터, 이웃 시군들도 2000년대 초반쯤부터 어린이날에 자기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시, 군에서 많은 예산을 지원하여 어린이날 잔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교조 초등 교사들을 중심으로 여러 단체의 일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어린이날 잔치를 크게 열어 주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서천 어린이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우리 지역도 군의 지원을 받아 행사를 추진해 보고자 했지만 군에서 기꺼이 협조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는데, 아쉽게도 전교조라는 단체 자체가 마음에 걸리는 관계자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사에 났던 것처럼, “... 어린이날 행사를 주최하겠다는 단체가 없어 할 수 없이 전교조가 행사를 계속 ... ” 진행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린이날 행사는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 초등 선생님들이 전문가이신데, 여러 가지 조건으로 초등학교에서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더구나 서천지회는 초등 조합원이 몇 분 안 되어 어린이날 행사를 추진하기가 벅찼습니다. 조합원이 아닌 초등학교 선생님들까지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힘을 합해 주셔서 그나마 잘 마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고생하신 선생님들과 동참해 주셨던 많은 분들, 여러 단체들께 지금도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서천군의 지원을 받아 <뉴스서천>이 멍석을 깔고, 그야말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여러 단체들, 기꺼이 오셔서 어린이들과 함께 놀아 주시며 기뻐해 주셨던 많은 분들이 함께 만든 잔치였으니까요.

  그런데 어린이날 하루 어린이들을 위하여 기꺼이 봉사할 수 있는 교사가 전교조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어린이날 행사는 힘들게 일하고 뺨 맞는 전교조가 아니라 전교조서천지회보다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을 쓸 수 있는 서천교육지원청이 앞장을 서고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중심이 되어 준비해야 할 뜻깊은 잔치입니다. 당연히 군청과 중고등학교에서도 인력과 예산을 지원해야겠지요. 미래의 서천 주인공들이 소중한 체험을 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겠다는데 아까울 게 없어야 하고말고요! 초등 교장 선생님들께서도 행사 현장에서 어린이들을 자상하게 돌봐 주시고, 교사들은 근무 학교를 떠나서 일하시는 것이니 출장을 달고 행사를 추진하면 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어찌 마땅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교사들인 전교조마저 아이들의 행사를 포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은 백 번 옳고, 참으로 뼈아픈 지적입니다. 하지만 사명감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역량이 부족하여 못하는 것이지 힘이 있는데 안 하는 게 아니랍니다. 징계까지 무릅쓰며 열심히 일한 선생님과 통화해 보니 사실이 그랬습니다. 학교일은 갈수록 더 바빠지고 온 나라의 동네북이 된 전교조는 사람도 예산도 자꾸 줄어드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할 것인가 고심을 거듭하며 논의한 결과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안타까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누가 준비를 하든 기꺼이 함께 할 수는 있겠으나 자신이 없어 좋은 일 주최하기를 포기한 것입니다. 유감스러우면서도 가슴이 다 싸해지는 것 같습니다. 널리 이해해 주시고, 좋은 일 하는 데서 전교조가 자꾸 물러서지 않아도 되도록 따뜻한 사랑으로 성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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