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천배수갑문은 내 삶의 일부입니다”
“종천배수갑문은 내 삶의 일부입니다”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1.07.26 00:32
  • 호수 5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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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제작한 쇠갈고리로 쓰레기 수거 구슬땀
종천면 장구리 양복식씨

“갑문에 쌓인 쓰레기를 걷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서천읍이 물바다로 변할 것만 생각하면 밤에도 잠이 안 옵니다.”
종천제1배수갑문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갑문의 상태를 꿰뚫고 있는 양복식(70)씨는 기회 있을 때마다 서천읍 물바다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갑문 안팎에 대한 준설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그에 의하면 배수갑문 안팎에 쌓인 쓰레기를 제때 걷어내고 준설하지 않으면 이번처럼 한꺼번에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서천읍의 침수기간이 길어지면서 농작물은 물론 재산피해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준설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씨는 지난 3월 척추협착증과 추간판탈출(디스크) 수술을 받아 허리에 보호대를 차고 있을 정도로 힘든 작업을 피해야 함에도 불구 지난 17일부터 군부대 장병과 함께 갑문에 쌓인 쓰레기 수거작업에 팔을 걷고 나섰다.


양씨는 “비록 몸이 불편한 상태이지만 판교천의 영향권에 있는 서천읍민들이 수해피해를 덜 받을 수 있다면 지금의 고통은 기꺼이 감내할 수 있고 갑문 관리는 내 생명이 다 하는 순간까지 내 몫”이라고 말했다.
“배수갑문에 쌓인 쓰레기 수거나 준설은 생각한 것보다 상당히 어렵다”는 양씨는 그간의 수문관리 경험을 토대로 갑문 안과 밖에 쌓인 갈대 등을 물 밖으로 끌어내기 쉽게 하기 위한 ㄱ자형 쇠갈고리를 만들어 수거작업에 활용했다.


실제 그는 군 장병과 함께 배를 타고 들어가 쇠갈고리를 쓰레기 더미에 올려놓은 뒤 로프와 연결된 경운기 동력을 이용해 쓰레기를 물 밖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작업속도가 생각한 만큼 빠르지 않지만 군에서 작업 인력만 지원해준다면 서천읍민의 수해피해 최소화를 위해 갑문 안과 밖에 쌓인 쓰레기를 걷어내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79년부터 종천제1배수갑문 관리를 맡은 이후 갑문 사이에 낀 나무 수거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물에 휩쓸리는 등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는 양씨는 허리가 아파 밤새 잠도 못잔 사람이 무슨 일이냐며 쉬라는 부인의 만류를 뒤로하고 갑문으로 발길을 옮겼다.
양씨는 부인 정징자씨와 사이에 1녀1남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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