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른 생각 포용하는 스승을 바란다
<기자수첩> 다른 생각 포용하는 스승을 바란다
  • 최정임 기자
  • 승인 2011.08.10 13:15
  • 호수 5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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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임 기자
흔히 교육공무원, 특히 교사들이 다른 공무원이나 다른 직종 종사자들에 비해 폐쇄적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일반 주민들이나 공무원들도 그런 말들을 하지만 학교장들이나 교사들을 만나면 그들 스스로도 그런 말을 할 때가 많다.

그런 말을 들으면 ‘스스로 느끼고 있으니 고치기만 하면 되겠구나’ 싶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학교나 교사들의 문제점이나 개선할 점을 취재하다보면 그들의 ‘자각’은 무용지물인 듯 싶다.

일단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반응은 요청하는 자료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군청, 경찰서, 소방서 등 다른 공공기관들도 출입해 봤지만 이런 점은 학교가 단연 으뜸인 것 같다.

이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이유로는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다른 지역에서도 사정이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이런 경우들은 ‘문제를 숨기거나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주민이나 학부모들의 지적을 부정하거나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한 학교장은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 묻자 한마디로 “짜증난다”며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괜한 시비로 매도해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좋은 대학을 많이 보내는 것이 학교가 성장하는 길’이라는 자신의 교육방침이 완벽하다고 믿어 다른 사람의 생각은 필요 없다는 것인지, 올바른 교육발전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자신과 견해가 다른 이들의 생각에는 귀를 닫겠다는 뜻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괴테는 “완전무결은 신의 본성이다. 완전무결을 바라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는 명언을 남겼다.
자신이 완전무결한 신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눈앞의 이익에만 눈 먼 이들의 칭송보다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었던 것들, 자신을 향한 질책, 자신을 향한 비난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면서 보다 완전무결해짐을 바라는 ‘본성’을 가진 ‘인간’이 됐으면 한다.

폐쇄적이라는 자신들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또는 지적을 받고도 고치지 못하는 선생님들이 제자들에게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진짜 교육자라면 아이들의 생각에, 학부모들의 생각에, 지역 주민들의 생각에 귀 기울여 우리 아이들의 진정한 스승으로 남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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