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뛴다”
“산업단지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뛴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1.08.27 01:27
  • 호수 5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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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산단에 수용되는 날머리 마을 사람들

▲ 장항생태산업단지에 수용되는 장항읍 옥남2리 날머리 마을.
장항읍 시가지에 가면 장항생태산업단지의 착공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얘기만 들어도 앞이 아득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집과 전답을 내주고 이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가운데 장항읍 옥남2리 날머리마을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60여 가호가 의지해 있는 나지막한 마을 뒷산은 날아오르려는 새의 머리 형국이라 해서 ‘날머리’라는 마을 이름이 생겼다 한다.


마을 앞의 들은 갯벌이었으나 1920년대 일인들에 의해 옥남방조제가 축조되면서 논으로 변했다. 말 그대로 문전옥답이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조상 대대로 갯벌에 나가 조개를 줍고 들에 나가 농사를 짓고 살아오고 있다.


“산업단지 얘기가 나오면 막 가슴이 뛰고 떨려요”
마을 아주머니 두 분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언제부터 보상금이 나온다더라. 언제 착공을 한다더라’ 등 정확하지도 않은 말들이 이따금 튀어나올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한 바탕 불안에 떤다.


“어디 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들은 마을 전체가 산업단지로 수용된다는 고시가 나오면서 군청에 찾아가 항의도 하고 ‘결사반대’도 외쳐보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니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없다며 체념한 상태이다.


“확실한 이주 대책을 먼저 세우고 나서 땅을 수용하든지 산업단지를 세우든지 해야 합니다”
이 마을 전태만 이장의 말이다. 군이나 장항발전협의회 사람들이 국토부나 토지주택공사를 찾아가 자신들은 배제된 채 산업단지를 논의할 때마다 불안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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