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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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영석/서천읍 사곡리
  • 승인 2012.03.16 16:59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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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이 아름다운 그곳…

내가 사는 서천은 발 닿는 곳마다 정감이 넘치는 아름다운 이름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느 동네인들 아름답지 않겠느냐마는 유독, 서천이 아름다운 것은 바다와 산천이 조화롭게 어울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조차도 비경에 감탄하며 혼자 보기가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그 탄성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질 때면 어김없이 나는 그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바로 춘장대의 낙조입니다. 바다를 삼키는 붉은 노을은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붉게 물들여 놓기 일쑤입니다. 그곳에 서있노라면 나 자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오로지 대자연의 아름다움만이 마음 가득 채워갈 뿐입니다.


그곳에서 갯벌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파도 따라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 자맥질하는 게들의 합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또한 조그마한 삽과 맛소금을 갖고서 죽합 조개를 잡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밤에는 손전등을 준비했다가 밤 마실 나온 해산물(소라, 낙지, 주꾸미)을 잡아보는 것도 남다른 체험이 될 것입니다.


특히 춘장대가 좋은 것은 해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해안가에 심어놓았던 소나무는 육중하게 자라나서 곰솔 향 그윽하게 뿜어냅니다. 그 향에 취해본다면 어느 깊은 산속의 정취와 다를 바가 없음을 알게 됩니다. 연인끼리, 부부끼리, 가족끼리, 손을 잡고 산보하듯이 거닐어보면 느끼게 됩니다.


익히 알고 있겠지만 바닷가에서 소나무 군락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산허리가 삭둑 잘려나갔듯이 서해안의 해안도 산림이 많이 훼손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춘장대가 그나마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잠시 머무는 동안, 해송의 특별한 허브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바다의 비경을 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옆으로 옮겨봅니다. 꼬불꼬불한 해안 길을 따라 다가선 그곳은 자연의 신비스러움을 간직한 채 황금물빛을 뿜어냅니다. 천연의 조화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파랗게 물들인 도화지 위에 작은 섬들이 우뚝 솟아난 듯이 파도와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서있노라면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을 만나게 됩니다. 바다위에 떠있는 검은 점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파도가 부셔지기에 그런 것이 아닙니다. 바로 파란 바다를 삼켜버린 하늘이 쪽빛으로 더욱 파래졌기 때문입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그곳은 말 그대로 시퍼렇습니다.


 바람결 따라 일렁이는 파도는 귀한 손님이 찾아 온지를 금세 알아챈 듯이 서둘러 아름다운 풍경을 창조해내느라 물레질을 해댑니다. 이것이 서해바다의 정취입니다. 천천히 살펴본다면 서해바다가 얼마나 아름답게 그림을 그려놓는지를 알게 됩니다. 물레질하는 모습에서 자연의 힘을 느낍니다.


바람과 파도가 힘차게 만들어 놓는 것은 서해바다의 풍경뿐만 아닙니다. 그 언덕 위에 자라난 수백 년 된 동백군락을 겨울 끝자락에 붉게 피어나게 합니다.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그곳. 누구라도 반갑게 반겨주는 그곳. 바로 서천 동백정입니다.


내가 사는 서천은 조그마한 마을이 군데군데 이어져서 서로 촌수를 맺고 사는 시골입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 볼 것이 뭐 있겠는가 하겠지만 살포시 둘러본다면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마을이 많습니다. 약간은 투박스럽다하더라도 시골인심을 맛볼 수 있는 옛날장터가 열리기에 더욱 감칠맛 나는 인심이 살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먹거리가 풍성한 곳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서천 특화시장 내에는 생생한 바다 생물들이 즐비합니다. 보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이 한껏 입안을 감미롭게 해줍니다. 조그마한 시골 마을로 구경 한번 오시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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