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오월에 청렴을 생각하며
청명한 오월에 청렴을 생각하며
  • 안영일 / 서천화력 기획감사팀장
  • 승인 2012.06.04 13:07
  • 호수 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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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매일 아침 출근을 하면 인터넷을 통해 각 언론사의 기사를 종종 읽어보곤 한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납품비리로 인해 큰 홍역을 치르는 모 공기업의 비리 기사이다. 까면 깔수록 계속 나오는 양파처럼 끊이지 않고 매일 보도되는 부정부패와 비리 기사를 보면 마음 한 켠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겨우 돈 몇 푼에 자신의 양심과 미래를 담보로 이런 부적절한 거래를 하다니 나로서는 참 이해할 수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한 번의 실수, 일순간의 판단착오였을지는 모르지만 이번 사건을 접하는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그 어떤 무엇으로도 보상이 안 될 것이다. 그렇기에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자기 성찰과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다. 이에 적합한 일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예전 중국 후한시대에 ‘양진’이란 청백리가 있었다. 태수로 부임하는 중 한 고을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곳의 지방 관리가 밤마다 찾아와 뇌물을 바치며 하는 말이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부담갖지 마십시오” 라고 했다. 이에 양진이 정색하며 말하기를 “아무도 모른다니?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아는데!” 라며 그를 쫓아버렸다고 한다.


무엇보다 하늘의 이치와 자신의 양심을 두려워하고 이를 지키고자 노력한 양진의 모습이야 말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관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난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자 한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대와 내가 알며 국민이 보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과 SNS로 인해 발빠른 정보 습득과 개방형 여론 형성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로 인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국민들의 수가 더 늘어나고 있고 나아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도 부쩍 증가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윤리·청렴 경영을 통해 기업 이미지 쇄신은 물론 더 높아진 국민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 회사도 작년부터 인근 지역의 명망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반부패 시민 감사단’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서천화력 반부패 시민 감사단’은 작년부터 분기별 모임을 통해 청렴 경영에 관한 지역주민들의 생각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민 감사단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깨끗하고 청렴한 일처리를 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청렴의식이 더 높아졌다.


 이처럼 우리나라 기업, 지자체에서도 국민들과 청렴경영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가감없이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꼭 ‘시민감사단’이 아니더라도 부패와 관련한 연극, 영화 관람 등의 문화활동을 통해 자연스러운 의견 교류가 일어난다면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마중물이 되어 청렴경영의 새로운 물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않을까?


어느 덧 오월도 그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때 이른 더위로 봄의 포근함을 느끼기는 힘들었지만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오월의 하늘은 예년 그대로의 청명함 그 자체였다. 저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에 남아 있던 불쾌하고 지저분한 것들이 말끔히 씻겨 나가는 것 같다. 앞으로는 국민들이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을 볼 때 오월 하늘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럽고 부끄럽지 않은 그런 깨끗한 기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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