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여길욱 전 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인터뷰/ 여길욱 전 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2.06.25 13:53
  • 호수 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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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복원’이 추세 금강하구 훼손 ‘안돼’

▲ 여길욱 전 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군산시 해망동 앞 금강 어귀에 섬이 하나 있다. 이곳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웬 삼각주인가’라고도 생각할 것이다. 이곳은 낙동강 하구에서 볼 수 있는 삼각주로 인해 생긴 섬이 아니다. 서해로 흐르는 강 하구는 조수 간만의 차가 커 썰물 때 토사를 먼 바다로 끌고 내려가기 때문에 삼각주가 형성되지 않고 대신 넓은 갯벌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1980년 금강하굿둑이 막히면서 토사가 쌓이는 양이 급격히 늘었다. 군산 내항 주변을 준설한 토사를 수심이 가장 낮은 이곳에 투기하기 시작한 것이 섬이 됐다. 그 면적이 207만㎡(63만평)이나 된다.


최근 군산시와 국토해양부가 이곳을 개발하여 해상신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계획한 바에 따르면 각종 위락시설과 체육시설, 골프장 그리고 아쿠리리움도 들어있다.
일제 때부터 인간의 간섭이 시작되어 환경 훼손이 가장 심한 금강하구가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지역에 거주하며 전국적인 활동을 펴고 있는 여길욱 전 서천황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을 만나 준설토 적치장 개발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미국 플로리다 반도, 독일의 라인강, 서유럽의 와덴해 갯벌 등 일찍이 개발 바람이 분 곳은 지금 복원이 최선의 대안이라며 많은 비용을 들여 복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양이 덜 차 또 개발을 하겠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는 이곳 개발을 시작하면 주변의 다른 곳, 즉 유부도 일대도 개발 바람에 휩싸일 것을 걱정했다.
“유부도까지 갯벌 열차를 놓겠다는 발상이 안나온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건설업체들 갈증을 해소시켜 줄 좋은 소재이지요.”


준설토 적치장으로 쓰이던 인공섬이 현재 금강 하구에서 어떤 생태적인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방치돼 있는 것 같지만 도요물떼새들에게는 아주 훌륭한 쉼터입니다. 이들은 만조가 되면 갯벌에서 물러나 쉴 공간이 필요한데 인근 연안에서 안전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곳 인공섬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금강하구 일원은 많은 도요새들이 찾는 곳으로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이들 도요새들이 쉴 곳이 사라지는 것이다.

“개발지역의 절반이 골프장으로 돼 있더군요. 여기에 뿌려대는 농약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어족자원의 산란장인 금강하구는 엉망진창이 될 것입니다.”
그는 이 상태로 가만 놔둬 생태계 평형을 유지시키며 복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금강하굿둑은 물론이고 북측도류제 등 인간들이 설치한 인공 구조물들을 들어낼 계획을 세워야 할 마당에 복원 대상인 준설토 적치장을 돈을 들여 개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결국 후손들이 복원을 위해 더 큰 돈을 들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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