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일을 맞으며
경술국치일을 맞으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08.27 10:36
  • 호수 6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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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은 102번째 맞는 경술국치일이다. 3대 통감 데라우치는 이완용을 앞세워 1910년 8월 22일에 전문 8개 조의 합병조약을 조인했는데, 제1조에서 “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 정부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하고도 영구히 일본국 천황폐하에게 양여함”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민의 반발이 예상되어 당분간 발표를 유보했고, 8월 25일에는 정치단체의 집회를 일절 금지하였으며, 원로대신들을 연금하고 순종으로 하여금 나라를 일본에 이양한다는 조칙을 내리게 하였다. 그리고 29일에 관보와 신문을 통해 합병을 발표하게 하였다.


이를 일본에서는 ‘병합’이라 부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경술국치일, 또는 한일병탐조약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이로부터 36년동안 우리 민족은 일제의 가혹한 식민지배를 받았다.
1945년 일본이 2차세계대전에서 패망하며 일제는 우리 땅에서 물러났다. 마지막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키의 말을 되새겨 보자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한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실로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의 형편을 돌아보면 이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102번째 경술국치일을 맞으며 우리는 과연 일제 식민지 잔재를 얼마나 청산했는지 볼아볼 필요가 있다.


4.19혁명을 통해발현 되었던 민족적 자각은 5.16군사 쿠데타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 일본 천황에 혈서를 쓰면서 충성을 맹세했던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가 대통령이 된 것이다. 그는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다. 그는 그가 찬탈한 정권을 인정받기 위해 1961년 11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만주국을 경영했던 1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를 만나 지도를 부탁했다 한다. 이어 독도 밀약을 통해 일본이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할 수 있음을 허용했다. 이후 대거 친일파들을 기용하여 18년간 독재정치를 폈다. 식민 잔재 청산은커녕 식민지 교육이 더욱 강화했다.


이처럼 문제는 큰 차원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식민지 잔재는 서민들의 일상에까지 깊이 파고들어 스스로 자신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노예적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불의를 보고도 강자에게 허리를 굽히는 것은 물론 보는 눈이 없다고 해서 몰래 쓰레기를 투기하는 것도 자신이 주인이기를 포기하는 노예적 삶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것도 노예적 삶이다. 국민의 머슴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주민들 위에서 군림하려는 자세 역시 식민지 잔재이다.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의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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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촌놈 2012-08-29 17:43:52
잊지말자 경술국치!!!
아직도 제국주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과거 침략 행위를 부인함은 물론, 미화하기에 급급한 저들에게 의연하게 대처 합시다. 독도문제, 위안부 문제, 과거사 반성 문제..
그리고 우리 일상에 무심코 남아 있는 치욕스런 식민 잔재를 말끔히 씻어 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