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철새 심포지엄과 서천
국제 철새 심포지엄과 서천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2.11.19 13:50
  • 호수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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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천에서 매우 중요한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관련 국가들의 전문가들이 모여 주제 발표를 하고 토론을 벌인 것이다. ‘2012 서천 철새여행’을 맞아 열린 서천 국제 철새 심포지엄이 그것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호주 퀸즈랜드대학교 로버트 클레멘스 교수는 매우 관심을 끄는 발표를 했다. 호주에서 월동을 하는 이동성 도요물떼새들의 개체수가 근래에 격감하고 있으며 앞으로 1980년대와 2000년대에 진행된 한국 서해안의 갯벌 매립현황에 대해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반구의 시베리아와 남반구의 호주나 뉴질랜드를 오가며 중간에 한국 서해안에서 쉬었다 가는 도요물떼새에게 있어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이다. 산란을 위해 시베리아로 가다 서해 갯벌에 들른 도요새가 충분한 먹이를 먹지 못하면 시베리아로 이동을 해서도 산란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 서해안의 갯벌이 없으면 이들 철새들은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1980년대에 들어 대규모 한국 서해안에서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시작됐다. 1979년 삽교호 방조제를 시작으로 큰 강 하구를 막기 시작한 것이다. 금강 하구도 80년대에 시작된 사업이다.
2000년대에 와서는 2006년에 새만금방조제가 완성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철새들이 도래하는 새만금 갯벌을 잃고 말았다. 이후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서천갯벌로 몰려들었고 새천갯벌은 이들로 초만원을 이루었다. 새만금 갯벌을 찾던 모든 철새들을 서천 갯벌이 모두 수용하기란 불가능해 많은 철새들이 죽어갔을 것으로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이날 심포지엄은 철새로 잘 보존하여 인간과 공생을 하는 모습을 관광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소득도 창출하자는 것이 주제였다. 그러나 한국 서해안에서 일어났던 과거와 오늘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돌아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흔히 “철새가 밥 먹여 주느냐”고 말하며 “사람이 우선이지 않느냐”고 말한다. 철새가 직접 밥을 먹여주지는 않지만 철새가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일본야생기러기보존협회의 마사유키 쿠레치 박사는 “한자로 기러기는 ‘雁(안)’인데 이는 ‘한 지붕 아래 사람과 새가 함께 산다’는 뜻이라며 새는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동반자였음을 말했다. 이러한 사람과 기러기와의 관계를 실현하기 위해 일본야생기러기보존협회는 겨울철 무논 조성과 더불어 기러기 서식지 및 이동경로 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화양 들판에 무논 하나 없는 서천군이고 보면 생태도시를 군정 목표로 삼은 것이 창피할 정도이다. 이날 국제 철새 심포지엄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말고 여기에서 나온 의견들이 실제로 서천사람들의 삶에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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