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환골탈태 계기 삼아야
교육계, 환골탈태 계기 삼아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3.02.25 11:11
  • 호수 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을 둘러싸고 김종성 충남 도교육감이 두 번에 걸친 경찰 조사를 받은 후 급기야 음독 자살을 시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사태는 충남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반향을 일으키며 서천군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충격에 휩싸여 있다.


우리 교육계가 어쩌다 이런 지경에 처해지게 되었는가. 수천만 원의 뒷돈을 받고 장학사 시험 문제를 유출한 충남교육청의 매관매직, 김 교육감은 개입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대포폰을 사용한 점이 밝혀졌고, 구속된 장학사로부터 “김 교육감이 지시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경찰에 의해 밝혀진 정황은, “장학사들이 출제위원 명단을 미리 알아내고 사전에 포섭한다. 미리 준비한 문제를 출제위원들에게 준다. 응시 교사들에게 출제될 문제를 시험 전에 알려준다. 교사들로부터 1000~3000만 원의 돈을 받는다(총 2억6000만 원). 돈을 주고 문제를 미리 받은 교사는 또 돈을 받고 다른 교사에게 되판다. 사전 모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14대의 대포폰으로 서로 연락한다.”


도저히 교육자들의 집단에서 일어났다고 보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돈을 주고 문제를 받은 교사는 중등 16명과 초등 2명 등 18명이다.
장학사는 장학관, 교육연구사, 교육연구관 등과 함께 교육전문직에 포함된다. 장학사와 교육연구사는 직급상 6급이고, 장학관과 교육연구관은 5급으로 분류되는데 언제든지 교원인 교감, 교장으로 전직을 할 수 있다.


교육계뿐 아니라 일반 공무원 사회에서도 교사가 장학사가 되는 것을 승진으로 받아들인다. 같은 직급이라도 장학사는 교감, 심지어 교장보다도 상위급으로 인식되는 실정이다. 특히 장학사 승진에 대한 가장 큰 이점은 교장이 되는 최단 코스라는 것이다. 평교사가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기에는 최소 25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이 교감, 교장 한번 못해보고 교직을 마친다. 그러나 장학사가 되면 5년 이상만 근무하면 교감, 교장이 될 수 있다. 장학사라는 직위 자체가 필요한지도 의문이지만, 꼭 필요하다 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초고속 승진을 위한 사다리로 쓰이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이번 사건을 푸는 열쇠중 하나는 이들 장학사들이 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하려 했느냐는 점이다. 장학사들은 수 억 원의 연금과 교장 승진이 보장돼 있다. 구속된 장학사들의 경우 정년도 꽤 남아 있다. 이를 보면 받은 돈을 자신들이 직접 쓰려한 것이 아니라고 추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선거비자금을 만들어 교육감 당선을 돕고 당선되면 승진을 보장받으려 했던 것으로 추정할 만하다.


충남교육청 이번 사태를 겪으며 매관매직 인사비리를 막을 쇄신안 발표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환골탈태하여 백년 앞을 내다보는 교육정책을 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