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활동 유선방송 ‘필요’
군의회 활동 유선방송 ‘필요’
  • 박노찬
  • 승인 2002.01.24 00:00
  • 호수 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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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관심 증폭·의원 자질향상에 큰 도움 ‘일석이조’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컫는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훌쩍 넘어섰다.
군사독재 시절 그 숱한 인고의 세월 속에서, 피와 땀으로 얻어낸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국민 모두에게 큰 결실이 아닐 수 없건만 그토록 소중한 민주주의의 유산인 지방자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모두의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다.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방의회의 경우 또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또는 지역 토호세력의 명예욕을 과시하는 감투로 전락하고 만 데에는 우리 스스로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제 지방자치의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하면서 주민 스스로 관심과 책임을 가질 때만이 지방자치제는 보다 유익한 ‘주민을 위한 제도’로 거듭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이에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방의회에 대한 유선방송 중계의 필요성을 제기해 본다.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
-편집자 주-
들어가는 말
최근 지역 내 뜻 있는 단체나 주민들 사이에서 군의회 활동을 유선방송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같은 여론은 의회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초의회의 경우 해당지역 자치단체에 대한 예산과 업무 전반을 감시하는 기능 때문에 그 어느 선출직보다 중요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의회 활동 대부분이 낮 시간대에 이루어지고 있어 시민단체나 이해당사자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주민들이 사실상 의회활동을 지켜보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주민들은 군의원들의 의회활동을 유선방송 등을 통해 중계함으로써 의회가 주민을 대신해 집행부에 대한 올바른 감시를 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나아가 이런 평가를 토대로 향후 보다 주민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후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양 모씨(한산면·64)는 “의회가 주민들을 대신해 행정부를 감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채 또하나의 권력기구로 전락하고있어 안타깝기만 하다”며 “주민이 의회를 감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주민의대변기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의회활동의 중계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천사랑시민모임 측 역시 “지방자치가보다 성숙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관심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주민들의 관심을 촉발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의회활동을 유선방송 등의 매체를 통해 방영함으로써 주민들이 지방정치에 관심을가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들의 경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의원들과 집행부측의 의회활동 공개노력은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타 지역 사례
서천군의회의 의회활동 공개노력이 미비한 것과는 달리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의회활동을 주민들에게 중계하는 자치단체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가깝게는 전북 전주시의 경우 지난 99년부터 1천5백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본회의장 진행 모습을 지방 케이블방송을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년간 약 1천5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캐이블방송과 중계계약을 체결, 행정사무감사·본회의 안건 등을 방송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호응이 좋자 인근 의왕시와 군포시 등에서 중계방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서울 서대문구청을 비롯, 대도시와 전남·경북 등지의 지방의회에서도 의회활동에 대한 중계를 이미 하거나 앞으로 추진할 방침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사업을 시작할 때 여러 가지 이유로 집행부측과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심했고 더구나 사전선거 우려마저도 제기되었으나 중계가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자 지금은 의원들도 질 높은 질의를 위해 노력하고 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등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
안양시 집행부측도 중계사업을 실시하기 전에는 의원들의 막무가내식 주장 또는 질의로 인해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방영될까봐 상당한 우려감을 표시했으나당초 우려와 달리 중계를 통해 주민들에게 집행부측의 사업을 홍보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시켜 지금은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한다.
전북 전주시의회 역시 최근 의회활동에대한 중계방송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자 상임위원회 회의모습까지 중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의회활동을 중계하고 있는 의회는 역효과 보다는 순기능이 많다며 의회활동 중계에 대단히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지방자치가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명제 속에서 서천군 역시 의회활동 중계를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여겨진다.

의정활동 중계 방안
서천은 장항·서천지역과 비인·서면 일부가 케이블TV충청방송권 영역에 속해 있고 나머지 면 단위 일부 지역이 서부유선, 판교유선, 비인유선 등을 통해 독자적인 유선방송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서천·장항을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중계하기 위해서는 케이블TV충청방송과 계약체결을 통해 방송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케이블TV충청방송을 통해 의정활동을방영할 경우 서천에 한해 방송되는 것이 아니라 대전, 충남권 40만 가구에 방영될 수 있으며 방송시간대와 가격 등은 추후 협의에 따라 추진될 수 있다.
케이블TV충청방송 이철규 팀장에 따르면 “현재 방송 방식은 광케이블을 통해 충남, 대전권이 하나로 묶여 있어 특정지역만 방송하기에는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의정활동은 공익적 차원에서 필요한 사안인 만큼 의회측의 요구가 있으면 방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
또 케이블TV충청방송측은 12번과 20번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의정활동의 경우 12번 채널에서는 주요이슈 등을 짧은 시간대에서 방영할 수밖에 없으나 20번 채널을 통해서는 많은 시간을 배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케이블TV충청방송을 통한 중계가 이루어질 경우 중계차가 직접 와 촬영해 가기 때문에 현재 서천군의회가 우려하고 있는 각종장비 구입에 따른 예산과 인력 보강 등에 따른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

맺음말
의회활동의 유선중계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유권자가 스스로 뽑은 의원에 대해 감시할 수 있다는 점과 의회활동의 공개를 통해 의원 스스로 자질향상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천군의회의 경우 지난해 방청객 수가4백13명에 불과했고 이들 역시 서천군농민회와 여성유권자연맹, 그리고 예산심의과정에서 논의되는 해당단체들이 필요에 의해 방청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했을 뿐 일반 주민들의 방청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실정 속에서 의회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저조할 수밖에 없고 보다 성숙한 의회를 만들어가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에게 알권리를 제공하고 의회 역시 주민들과 함께하는 의회, 나아가열린의회상을 구현키 위해서는 의정활동에 대한 공개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이 논의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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