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금강하구 더 이상 파괴 말라
전북도는 금강하구 더 이상 파괴 말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3.08.19 11:09
  • 호수 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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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0일 서천을 방문한 안희정 도지사는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장항이 국제무역항으로서의 물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장항이 제2의 부흥기를 맞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만톤급 2선석이 마련된 장항항은 갈수록 쌓여가는 토사로 인해 5000톤급도 접안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항조차 장항항을 드나들 수 있는 시간이 만조 무렵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그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군산지방해양항만청이 용역을 의뢰해 지난해 12월 발간된 금강하구 수리현상 변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개야수로와 북방파제 해역을 제외한 하구둑~군산내항, 군산내항~장항항, 장항항~군산외항, 도류제 사이, 총 3767만㎡의 해역에서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동안 연 평균 612만여㎥의 토사가 퇴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군산내항~장항항 사이 157만㎥, 장항항~외항 164만㎥, 도류제사이 232만㎥, 외항박거 61만㎥의 토사가 각각 퇴적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부의 준설예산은 매몰되는 토사량에 비해 형편이 없다. 정부는 지난 2008년 26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401만㎥만 준설한데 이어 2009년에는 200억원의 지원에 278만㎥만 준설했고, 지난 2010년에는 287억원에 393만㎥, 2011에는 273억원에 341만㎥만 준설했다. 지난해에는 130억의 예산으로 겨우 148만㎥만 준설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토사 퇴적은 강 하구를 둘러싼 무분별한 개발에 그 원인이 있다. 1990년 금강하굿둑이 준공된 이후 군산 신항만 기반 조성을 위한 북측도류제(1997년)와 군산산단(2839만㎡·2010년), 새만금방조제(33.9㎞·401㎢·2010년), 군산LNG복합화력발전소(2009년), 207만㎡ 규모의 군산 해상매립지(군산항 내항 준설토 투기장·2012년), 군장대교(3.2㎞·폭 20m, 2014년 개통 예정)가 차례로 준공됐거나 준공 예정이다.
여기에 더하여 전북도는 최근 북측도류제 부근에 ‘새만금 풍력시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북측방파제와 북측 도류제 사이인 이곳은 장항, 유부도 어민들이 외해로 진출하는 길목이다. 이곳에 풍력단지가 들어서면 선박의 통항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풍력단지가 들어서는 해역은 밀물 때 급하게 조류가 드나드는 곳이다. 이곳에 설치되는 풍차는 조류 흐름을 방해하여 인근의 토사퇴적을 가속화 할 것이다.
예로부터 금강하구는 일본과 중국을 잇는 서해를 이용한 국제 교역의 중심이었다. 장항생태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서천군으로서는 장항항의 활용은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를 사장시킬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사회기반시설로서의 항구 기능이 위협을 받는 것은 군산항도 마찬가지이다. 군산 내항은 이미 토사퇴적으로 폐항이 됐고 어항은 비응도로 옮겨갔다. 외항의 기능도 위협을 받자 신시도에 새만금방조제 길을 이용한 새로운 항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도는 불합리한 해상도계를 시정하여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는 커녕 그 악영향은 고스란히 서천군에 떠넘기며 무분별한 개발을 획책하고 있다.
전북도는 금강하구 파괴를 중단하고  서천군과 함께 금강하구의 재자연화 작업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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