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유통, 긴 호흡 필요하다
해수유통, 긴 호흡 필요하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3.12.16 14:54
  • 호수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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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나라 서해안에서는 전역에서 토사가 쌓이며 ‘진흙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서해로 흐르는 강은 실개천까지 모두 틀어막아 모래가 더 이상 유입되지 않고 유속이 느려져 밀물이 들어오면서 진흙을 부리고 가기 때문이다.


이는 심각한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입자가 굵은 모래가 섞인 모래펄갯벌에서 입자가 미세한 펄갯벌로 바뀜에 따라 조개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 마서면 송석리 앞에 있는 아목섬은 5~6년 전만 해도 사람이 걸어 들어가 바지락 등 조개를 채취해 주민들은 많은 소득을 올렸었다. 갯벌을 ‘계좌번호 없는 예금통장’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토사가 허리춤까지 차올라 사람이 섬으로 걸어 들어갈 수 없다. 반농반어의 맨손어업이 사라지고 서민들이 먹고 살아갈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또한 하굿둑이 강과 바다를 남남으로 갈라놓아 육지의 영양염류가 바다에 전달되지 못해 어족자원의 황폐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는 김 양식에 있어서도 타격이 크다.
이러한 현상은 서해안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어 국가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해산물의 70% 가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밖에도 쌓이는 토사는 항구기능을 약화시켜 대외 물류의 흐름에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 대형 선박들이 난개발로 수심이 얕아져 접안이 어려운 인천항을 피해 평택항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사 퇴적은 장항항의 항구 기능 마비 뿐만이 아니라 군산항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간조 때 연안여객 터미널에 배를 대기 어려울 정도라 한다.

이러한 시기에 서천군이 금강하굿둑 개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획기적인 일로 평가할 만하다.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2009년 서천군은 금강하구 기수역 복원야말로 진짜 금강살리기라며 해수유통을 요구했다. 이에 국토부는 용역을 의뢰해 2년간 8억원을 들여 조사한 결과 농공용수 해결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수질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있기 때문에 해수유통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이미 호수 바닥에 쌓인 오니층으로 1급수가 유입돼도 썩을 수밖에 없고 배수갑문 부분 개방으로 바닷물의 상류 도달거리를 조절하여 농공용수 공급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서천군의 주장을 외면한 결과였다.


최근 안희정 도지사도 역간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말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더 이상 갯벌을 파괴하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 아직도 가로림만이 끊임없이 조력발전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하굿둑 개방 문제도 단시일 내에 결정날 문제가 아니다. 하굿둑을 막은 세력이 아직도 정계나 재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고 언론의 외면으로 국민들 공감대 형성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온갖 왜곡 선전이 국민들의 안목을 흐리고 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긴 호흡을 갖고 주민 속으로 파고들어 공감대를 점차 확대시켜나가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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