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주의와 지역 발전
생태주의와 지역 발전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4.12.16 16:31
  • 호수 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선 6기 군 조직개편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 특징 가운데 하나가 ‘생태’로 시작되는 부서명이나 담당명은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생태도시과는 도시재생과로 명칭 변경되고 생태관광과와 문화체육과는 통폐합해 문화관광과로 개편하는 안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3~5기 동안 ‘생태’라는 말은 서천군 군정에서 ‘어메니티’라는 말과 함께 하나의 키워드로 작용했다. 급기야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라는 군정 목표도 태어났다.

금강의 생태적 기능을 되살리자는 큰 담론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많은 분야에서 반생태적인 일이 벌어져 ‘언어의 오염’이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 말에 식상한 사람들도 꽤 많이 생겨났다.

그래서 이번 군 조직개편에서 보여지는 ‘생태’ 추방은 한편으로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생태주의에 입각한 정책 실현은 굳이 ‘생태’라는 말을 내세우지 않아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생태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번 군 조직개편안이 과연 이러한 철학이 스며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투자유치과의 신설로 보아 ‘지역 개발’과 ‘생태주의’를 상충하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혼선이 생기고 있다. 장항생태산업단지의 이름도 바꿀 것인지 주목된다.
민선 6기가 출범하여 군은 서둘러 체육관을 빌어 장항생태산업단지 착공식을 치렀다. 실내에서 치른 착공식은 그 예를 찾기도 어렵다. 그렇게라도 해서 산단 조성 사업을 기정사실화 하고 우량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현실은 군의 희망대로 쉽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해안 도처에 산업단지가 산재해 있다. 전통적인 농업도시에서 숙련된 인력 확보도 어려운 데다 장항항마저 토사가 쌓여 기능이 마비된 상태이다. 해양생물자원관이 연구 결과를 축적하여 비티산업을 끌고 갈 것이라고 말들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해양생물자원관에서는 이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는 상태이다. 이처럼 기본 인프라가 구축이 안 된 상태에서 군은 투자유치에 총력을 다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투자유치과를 신설한다고 한다.

이제 국내외 형편과 군 내부의 여건을 냉철히 분석한 후 먼 앞날을 내다보는 기본 전략을 세울 때다. 우선 서천군이 지니고 있는 특장점을 들추어보아야 한다. 서천군이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한 생태자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역이 지닌 이러한 자원을 잘 활용하는 개발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생태주의’를 배격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