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동체 회복에서 희망 찾자
[사설]공동체 회복에서 희망 찾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5.02.16 13:09
  • 호수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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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지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졸업식을 마쳤다. 이제 학생들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특히 상급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학생들은 부푼 꿈을 안고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설 명절을 맞이하는 데에 우리 조상들은 많은 정성을 쏟았다. 마을 사람들은 동네 고샅을 돌며 굿을 치면서 지신밟기를 했다. 새해 마을의 평화와 복을 맞기 위하여 마을 안에 잠복하고 있을 수 있는 모든 잡귀, 병마, 재액의 악귀들이 땅속에 깊이 묻혀 나오지 못하도록 밟아 묻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집안을 깨끗이 정돈하고 섣달 그믐밤에는 잠을 자지 않고 집안 곳곳에 훤히 불을 켜 경건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60년대만 해도 설날이면 아침 차례를 마치고 가까운 이웃에 음식을 돌리고 마을의 어르신을 찾아 문안 인사를 드리는 세배꾼들로 동네 골목이 북적였었다.

이러한 설날을 회복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1895년 을미개혁기에 도입한 양력설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공식적인 ‘설’로 인정받은 반면, 음력설은 ‘구정’이라 부르며 천대받았던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양력설만을 인정, 1월 1일부터 3일간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70년대 유신 독재 시대에는 대통령이 음력 설날 중앙부서 연두순시를 하거나 기관장회의를 열어 설날 근무기강을 잡곤 했다.

그러나 “설은 음력설이 진짜”라는 전통이 워낙 강했다. 마침내 1985년 설날 명칭에 대한 다양한 논의 결과 음력 1월 1일을 공휴일인 ‘민속의 날’로 지정했고, 마침내 1989년 2월 설날 공휴일을 현재와 같이 변경했다. ‘설날’이라는 명칭을 회복한 것이다.

국운과 함께 시련을 겪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훈훈한 인심이 살아나고 있다. 곳곳에서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행사가 열리고 있고 온정의 손길이 이곳 저곳에서 뻗치고 있다.

이같은 이웃 사랑의 정신은 오랜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의 전통이었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농촌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지며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이 차츰 사라지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 가슴 속에는 수천년 내려온 전통이 살아있다.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은 아직도 이 사회에서 배척받고 있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서로 나눔을 행하는 공동체 회복이 밝은 미래를 약속한다는 마음으로 설을 맞이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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