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8명 전원(총인원 14명)이 오는 5일, 8박 10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로 국외 출장길을 떠난다. 두 나라의 교육과정 내용을 조사해 충남교육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국외 출장은 국립공원 등 여러 관광지 방문 일정 외에도 중학교, 직업학교, 다문화학교 등 다양한 교육현장 일정을 포함하는 등 관광성 연수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일부 교육의원들의 자신들에게만 관대한 ‘이중 잣대’가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달 15일 오전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제 280회 임시회). 장기승 의원이 도교육청 담당국장을 세워 놓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지난달 15~17일, 2박 3일간 강원도 횡성에서 40명의 교사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힐링캠프를 문제 삼았다.
장 의원은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활성화하자고 하는데 힐링캠프를 할 만한 곳이 없어 하필 이 시기에 강원도 횡성까지 가느냐”고 질책했다. 담당 국장이 “숲 치유프로그램 갖춰져 있고 힐링캠프 운영 상담자도 섭외해야 해 어쩔 수 없다”고 답했지만, 질책은 이어졌다.
장 의원은 “충남 돈을 강원도로 갖다 줘야 하느냐”며 "말로만 지역경제 활성화 떠든 거고 나는 간다? 강원도 횡성으로…?”라고 힐난하며 언성을 높였다. 담당 국장이 “2학기 때는 틀림없이 충남에서 (힐링캠프를) 하겠다”고 거듭 이해를 구했다. 그제야 장 의원은 “갈 수도 있지만, 때를 봐가면서 했으면 좋겠다”며 질책의 고삐를 늦췄다.
김종문 의원은 지난달 10일 오전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홍성에 있는 광천초 4, 5, 6 학년 학생들(65명)의 싱가포르 해외문화체험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학교통합기금 가지고 왜 외국에 가느냐”며 “국내에도 문화 탐방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많고 통합기금을 사용해 싱가포르에 가는 건 외유에다 자칫 인접해 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해당 학교 교장을 불러 세운 뒤 “도 교육청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6학년만 해외문화체험을 가도록 결정했는데 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4, 5학년 학생까지 넣어 안건을 올려 놨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학교운영위원회는 의견을 제시하는 곳이지 결정을 하는 곳이 아니지 않느냐, 왜 학부모들이 도교육청기금운용위원회까지 참관하느냐”고 질책했다.
결국 이 학교는 6학년 학생들만 해외문화체험을 떠나기로 했다. 의원들의 이 같은 질책은 보름 남짓 만에 문제를 제기한 의원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충남 홍성에 사는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강원도 숲으로 힐링캠프를 가는 교사들에게 충남 돈을 왜 강원도에 갖다 주느냐던 의원이 호주와 뉴질랜드에 갈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 운영위원들에게 ‘국내에도 문화 탐방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많다’던 의원에게도 ‘국내에도 선진 교육현장을 둘러볼 곳이 얼마든지 있다’는 말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 교육청 내에서는 국외 출장길에 고위 공무원을 동행시키는 것을 놓고도 뒷말이 일고 있다. 이번 출장에는 의원들 외에 충남도의회 사무처 직원 4명과 충남교육청 직원 2명이 동행한다. 동행하는 도 교육청 직원에는 이성우 도교육청 행정국장이 포함돼 있다.
도 교육청의 한 직원은 “의원들의 출장길에 도 교육청 고위 공무원까지 동행시키는 것은 지나치다”며 “고위 공무원이 동행한다고 해도 말려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업무조정과 조직개편 등으로 매우 중요한 때에 꼭 고위직까지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워야 하느냐”며 “장기승 의원의 ‘갈 수도 있지만, 때를 봐가면서 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하는 것 아니냐”고 풍자하기도 했다.
도의회 일부 교육위원회 의원들의 ‘이중 잣대’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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