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이 된 금강, 바라만 볼 것인가
시궁창이 된 금강, 바라만 볼 것인가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6.09.13 11:59
  • 호수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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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하류의 충적평야에 자리잡고 있는 서천군은 예로부터 수산업과 함께 벼농사가 주된 산업이었다. 금강하굿둑으로 수산업이 쇠약해진 현재 벼농사는 서천군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금강 물이 젖줄이 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완공한 후 하굿둑으로 인해 악화된 수질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상류인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에서 썩은 물이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여름 공주보에서 붉은깔다구와 실지렁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들은 4급수임을 알리는 지표종이라고 한다. 즉 시궁창에서나 번식하는 동물인 것이다. 지난 8월 실지렁이가 낙동강에서도 발견됐으며 최근에는 남한강에서도 발견됐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 유역면적 1, 2, 3위를 차지하는 한강과 낙동강, 금강이 썩은 강이 된 것이다. 이는 식수로 사용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이전부터 화양면의 농민들은 금강물을 대면 시궁창 냄새가 난다는 말을 해왔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중앙정부에서도, 지자체에서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충남도는 썩은 물을 보령호로 보내는 도수로 공사를 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에서는 공주보에 녹조 제거선을 투입해 녹조를 걷어내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올해 유난히 무더워서 녹조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찬바람이 불면 녹조가 걷힐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썩은 녹조는 강바닥에 쌓여 내년에는 더 일찍 녹조가 찾아와 더 많은 녹조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해 금강에서는 남조류가 발생해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런 조사를 했다는 소식조차 없다.

여소야대가 됐다는데 야당에서도 4대강 대책을 다그치는 목소리가 없다. 이러다가 내년에는 금강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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