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은 국민에게 사죄해야
서울대병원장은 국민에게 사죄해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6.10.05 19:07
  • 호수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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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들판은 온통 황금물결로 일렁이고 있다. 올해 극심한 가뭄이었지만 농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풍년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황금들판에서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지럽기만 하다. 여당 대표가 사상 초유의 단식투쟁을 벌이더니 뒤이어 백남기 농민이 사망했다. 오늘 서천군청 앞에 백남기 농민 분향소가 설치됐다. 분향을 하는 농민들의 가슴이 울컥 솟구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9월25일 백남기씨가 사망한 뒤 서울대병원에서 사망진단서가 발부됐다. 거기에는 직접 사인을 심폐정지,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했다. 검찰은 최초의 입원 당시 진단과 사망 시의 사인이 달라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신청했다.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멎어 결국 죽게 된다. 그렇다고 사인을 심폐정지를 쓰면 안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 이전에 외부에서 가해진 사망원인, 즉 외인사로 써야 하는 것이다.

백씨는 2015년 11월14일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경찰이 쏘는 물대포는 곡사살수와 직사살수가 있다. 경찰이 쳐놓은 선을 넘었다는 이유로 해서는 안될 직사살수를 한 것이다. 서울대병원에 입원했고, CT를 비롯한 모든 검사를 통해 두개골 파열, 뇌의 경막하출혈로 진단됐다. 유가족은 “병원에서도 가망이 없으니 용양병원으로 옮겨 돌아가시도록 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대 병원측은 유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명치료에 들어갔다. 그리고 316일 동안 서울대병원의 진료를 받은 후 사망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마지막에 신장기능이 나빠져서 병사로 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씨의 신장기능 이상은 뇌출혈이 없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백씨 딸의 증언에 의하면 서울대병원 레지던트 ㄱ씨가 ‘사망진단서가 내 이름으로 나가지만, 나는 권한이 없고 서울대병원 부원장과 신경외과 교수가 협의한 내용대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레지던트는 본인의 뜻에도 어긋나는 진단서를 윗분들의 요구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그 윗분은 누구인가. 서울대병원장은 지난 2월까지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사람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며 “백씨를 두 번 죽인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청청한 가을하늘이다. 이를 인간사도 이처럼 투명해야 한다. 서울대학병원장은 국민에게 사죄부터 해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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