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낭비 사례 점검/장항 도선장 육교
■ 예산낭비 사례 점검/장항 도선장 육교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8.05.02 11:10
  • 호수 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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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들인 육교 하루 이용객이 20~30명이라니
도선장 육교, 서천군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 
도선장 화장실 관리부재, 방부목 부식 붕괴위기

서천지역 곳곳에 군민의 혈세를 들여 설치한 시설물이 조성만 하고 관리는 뒷전인 서천군 행정 탓에 망가져 없어지거나 흉물로 방치돼 군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뉴스서천은 장항도선장 앞 육교를 시작으로 관내 시설물을 점검한다.<편집자>

서천군의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고 있는 장항 도선장 앞 육교
서천군의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고 있는 장항 도선장 앞 육교

“정신 제대로 박힌 공무원이라면 하루 이용객이 20~30명에 불과한 곳에 수십억 들여 육교 설치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30일 장항도선장 앞 68번도 지방도에 설치된 육교 앞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마도 육교 공사 발주하고 건설업자에게 적잖은 떡고물을 받아먹기 위해 공사판 벌이지 않고서야 정신 제대로 박힌 공무원이라면 육교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의 말대로 지난 2015년 1월27일 준공된 옛 장항도선장 앞 68번 지방도에 설치된 육교는 서천군의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고 있다.
군은 선셋수변 랜드마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8월 총사업비 34억5306만1300원의 사업비를 들여 총연장 31.4미터에 폭 3.6미터 자전거 겸 보도육교 설치에 들어가 2015년 1월27일 완공했다. 완공된 육교에는 3차례 벌어진 기벌포해전에 대한 설명글을 한글판과 영어와 중국어 등으로 제작한 해설판 등 7개를 설치하고 도선장 앞 공터에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무대와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설치했다.

한솔제지 방향 육교 상단에 3차 기벌포해전을 한글, 중국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설명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나 아크릴 판이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서 설명글을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한솔제지 방향 육교 상단에 3차 기벌포해전을 한글, 중국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설명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나 아크릴 판이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서 설명글을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관리부서의 관리부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1차 기벌포해전 설명 안내판이 육교 바닥에 떨어져 나뒹고 있다.
관리부서의 관리부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1차 기벌포해전 설명 안내판이 육교 바닥에 떨어져 나뒹고 있다.

뉴스서천 취재진이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육교 이용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준공 4년째를 맞이한 육교는 육안으로 볼 때 상태는 멀쩡했지만 서천경찰서 방면 육교 상단에 설치된 기벌포해전 설명 안내판 1개가 누군가에 의해 파손된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부착된 설명글 역시 햇빛에 오랫동안 노출되면서 변색이 심해 읽기 어려울 정도였다.

육교 계단 아래 화단에 조경수로 대나무를 심었지만 관리부실로 일부가 말라죽거나 영양부실로 누렇게 변한 가운데 쑥이 점령군처럼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육교 계단 아래 화단에 조경수로 대나무를 심었지만 관리부실로 일부가 말라죽거나 영양부실로 누렇게 변한 가운데 쑥이 점령군처럼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육교 계단 아래 조경수로 심은 대나무의 경우 군데군데 말라 죽어 있는가 하면 쑥이 점령군처럼 곳곳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등 관리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육교의 높이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차량 운전자 A씨는 “특수차량이 안심하고 통과하기에는 낮아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차량통과 과정에서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음을 확인했다.  

배 모형의 장항 도선장 화장실
배 모형의 장항 도선장 화장실
배 모형으로 방부목으로 설치한 도선장 공중화장실. 뱃머리에 해당하는 여성 화장실 위쪽에 2년마다 관리차원에서 부식 방지를 위한 기름을 칠하지 않으면서 빗물 등에 의해 방부목이 썩어 일부는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등 흉물스런 몰골을 하고 있다.
배 모형으로 방부목으로 설치한 도선장 공중화장실. 뱃머리에 해당하는 여성 화장실 위쪽에 2년마다 관리차원에서 부식 방지를 위한 기름을 칠하지 않으면서 빗물 등에 의해 방부목이 썩어 일부는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등 흉물스런 몰골을 하고 있다.

육교 옆 도선장 공원 화장실은 조성만 해놓고 관리하지 않는 서천군 책상머리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배를 형상화해 설치된 도선장 화장실은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정도가 심한 채 방치돼 있다. 배 앞머리에 해당하는 여성 화장실 위쪽의 경우 방부목이 심하게 부식되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가 하면 언제 추락할지 모른 채 위태롭게 매달려 있어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방부목은 목재 관리상 2년에 한번 기름을 발라주도록 돼 있는데 방부목이 썩었다는 것는 관리부서의 관리부실”이라고 말했다.

군의 보수의뢰를 받은 제작자가 자신 소유의 비닐하우스에 파손된 포를 보관한 것으로, 담당 공무원의 자리 이동 등 관리부재로 도선장 화장실에 재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군의 보수의뢰를 받은 제작자가 자신 소유의 비닐하우스에 파손된 포를 보관한 것으로, 담당 공무원의 자리 이동 등 관리부재로 도선장 화장실에 재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화장실 2층을 올라가는 계단에 설치됐던 문은 물론 나무로 깎아 세워놓은 대포도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2011년 뉴스서천 취재진이 취재당시 확인된 8문의 포 중 불에 타 없어진 2개를 제외한 6문의 포는 제작자에 보수 의뢰된 상태임을 군과 제작자를 통해 확인했지만 이후 재설치되지 않았다.
실제 뉴스서천은 지난 30일 제작자가 파손된 포를 보관했던 판교 흥림리를 찾았지만 제작자는 2년 전에 다른 곳으로 이사한 상태였고 파손된 포가 보관됐던 비닐하우스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주민 B아무개씨는 “34억원의 예산낭비가 초래된 것은 군민을 대표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당시 군의원들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집행부와 한통속으로 놀아났기 때문”이라면서 “당시 이 육교 설치 최종결재권자인 당시 군수에게 변상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C아무개씨는 “서천군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인 만큼 갓 임용된 공무원들에게 산교육장으로 활용해 군민의 세금을 내 돈처럼 여기고 허투루 사용하지 않도록 공무원들의 의식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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