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물난리 재앙 예고하고 있다
사설 / 물난리 재앙 예고하고 있다
  • 뉴스서천
  • 승인 2018.07.04 17:46
  • 호수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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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북상하며 지난 30일부터 간간히 비가 내리다 1일 오후 들어 빗발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장항읍에 시간당 37mm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2일 아침까지 내린 비는 300mm가 넘었다.

모내기를 마친지 얼마 안된 시기여서 이후 우려되는 먹노린재의 창궐을 제외하면 이번 비로 인한 피해는 그리 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침수지역을 돌아본 결과 큰 재앙을 예고하고 있었다.

금강하구와 서해에 접하고 있는 서천군에서는 많은 하천들이 금강호나 서해로 유입되고 있다. 단상천, 광암천, 옥포천, 길산천 등은 금강호로 흘러들고 송내천, 솔리천, 판교천, 종천천, 장포천, 비인천 등은 직접 바다로 흘러든다.

이들 하천들은 모두 바다로 통하는 입구를 막고 제방을 쌓아 간척사업을 벌인 곳이다. 서천군의 논 대부분이 일제 때 시작된 간척사업으로 인해 생겼다.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들이 더 위험하다. 만조 시간이 겹치면 수문을 열어도 물을 외해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에는 항상 폭우로 인한 침수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침수가 됐다 하더라도 썰물 때가 되면 배수갑문을 활짝 열어 물을 바다로 배출할 수 있는 체제를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비에 종천천과 장포천에서 이같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종천방조제는 무너진 제방을 보수하면서 2008년에 2호 배수갑문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 배수갑문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배수갑문 바깥쪽에 뻘이 쌓여 갑문을 들어올릴 수 없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그러다 이번 300mm 폭우를 만났다. 방조제 안쪽은 거대한 호수로 변했다. 기존의 1호 배수갑문도 수초 등이 얽혀 흐름을 가로막아 갑문 1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수차례 관계기관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전혀 개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정은 장포천에서도 비슷했다. 바다로 물을 배는 배수갑문 5개 중 2개가 가동을 하지 않고 있었고 농수로에 설치한 갑문도 갑문 3개중 1개가 들어올려지지 않았다. 주민들에 다르면 고장난지가 여러 해 됐는데 아직도 고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2010년 이후 지금가지 큰 폭우가 없어 간척지 주변 농경지 침수 피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벼 이삭이 팰 시기 무렵 이후 집중호우가 내린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재앙은 이미 예고되어 있다. 관련당국은 인력부족 탓만 하지 말고 현재 있는 시설이라도 충실하게 관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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